세계 습지의 날(2월 2일)은 습지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하여 ‘습지보호를 위한 세계인의 약속’인 ‘람사협약’ 채택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람사협약’ 정식 명칭은 ‘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으로, 1971년 2월 2일 이란의 람사에서 채택되었다.
이 협약에 가입한 국가는 한 개 이상의 자국습지를 람사 습지로 지정하여 그 보전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1997년 ‘대암산 용늪’을 시작으로 2020년 12월 현재 23개의 람사습지를 포함한 46개의 습지보호지역이 있다.
1900년대 이후 전 세계의 약 70%의 습지가 손실되거나 파괴되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습지에 의존하는 생물에게 악영향을 주고 물새 개체수가 50% 감소했다고 한다. 알락꼬리마도요는 시베리아에서 번식하고 호주에서 월동하는 새로 우리나라를 중간기착지로 이용하고 있다. 알락꼬리마도요는 100년도 안된 동안에 개체수가 80% 줄어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되었다. 습지의 손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 감소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가 습지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속초시가 영랑호를 가로지르는 다리(부잔교)를 주 내용으로 하는 ‘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사업’을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이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영랑호에서 조류모니터링한 결과를 발표했다. 법정보호종인 큰고니, 원앙, 가창오리, 황조롱이를 비롯한 33종 5,625개체가 관찰되었다. 습지보전법에 의하면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이 서식하거나 나타나는 지역, 경관적, 지형적,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지역이면 습지보호지역 지정이 가능하다. 이미 2016년 11월 15일자로 경포호 가시연습지는 철새도래지로 습지보호구역이 되었다. 강릉의 순포호도 멸종위기종 순채서식처, 철새도래지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양양군도 소규모 석호로 쌍호를, 담수화된 석호로 가평리습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였다. 이는 국가가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 도지사가 지정할 수도 있어 지자체장의 의지만 있다면 습지보전지역 지정은 어렵지만은 않다.
60~70년대 개발의 의미와 현재 개발의 의미는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그 예로 70년대 강릉 안인진의 석호 풍호는 그 옆에 세워진 영동화력발전소의 무연탄재로 메워져 지금은 골프장이 만들어졌다. 석호 생태전문가들은 만약 풍호가 보전되었다면 지금의 경제적 가치보다 훨씬 높았을 것이라고 한다. 영랑호수 안에 다리를 놓아 새들의 이동을 방해하기보다 영랑호를 잘 보전해서 새들의 서식지, 번식지, 이동하는 새들의 중간기착지의 역할을 훌륭히 해 낸다면 훨씬 경제적인 개발이 될 것이다. 속초시는 영랑호를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하고 ‘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사업’을 당장 재검토하여야한다.
김성미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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