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2일 기습폭설로 인해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나들목을 기점으로 동해고속도로 양양-속초구간과 하조대 구간이 지난 1일 밤부터 마비되면서 연휴를 이용해 설악권을 찾았던 관광객들의 차량이 장시간 도로에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1일 오후부터 시작된 폭설 속에 서울방면으로 올라가려는 관광객 차량들이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나들목과 동해고속도로 속초톨게이트 입구와 하조대톨게이트에 몰린 데다, 미시령터널과 진부령으로 향하던 차량들까지 합세하면서 고속도로 입구는 마비상태에 빠져들었다.
이날 오후부터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진입한 차량은 줄잡아 700여대에 달했고, 한국도로공사는 심상찮은 기습폭설을 뒤늦게 감지하고 속초나들목과 양양나들목을 비롯해 북양양나들목과 하조대나들목 등 고속도로 입구를 통제하면서 입구 주변은 차량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한 차량들도 계속 쏟아지는 폭설에 거북이 운행을 했지만, 제설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부 추돌사고와 미끄럼 등이 일어나 대형 주차장이 돼버렸다. 고속도로에서 2km를 가는 데만 3시간 이상이 걸리면서 차량 탑승객들은 추위와 배고픔, 연료부족 등의 상황에 놓였고, 일부 운전자들은 차량을 세워놓은 채 주유소까지 2km가 넘는 거리를 걸어서 휘발유를 사와 보충하기도 했다.
도로공사는 전 직원을 투입해 제설작업을 벌이면서 고립차량들의 유류를 지원하는 등 고속도로 내 고립된 차량의 해소에 나섰다.
이날 밤 11시가 넘어서도 마비된 차량들이 움직이지 못하자, 한국도로공사는 군부대에 제설 인력 지원을 요청했고, 군 병력이 도착한 새벽 2시경에서야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군부대 인력들은 고속도로 중앙분리대를 넘어 움직이지 못하는 차량들을 밀어 한 차선으로 통행할 수 있도록 제설작전을 펼쳤고, 운전자들도 합세해 눈에 빠진 차량들을 밀었다. 아수라장이었던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울방면의 양양구간은 2일 오전 2시 북양양IC와 하조대IC를 시작으로 오전 3시 양양IC, 오전 5시 서양양IC의 통제가 해소되면서 8~10시간 가량 고속도로에 고립됐던 차량들이 귀경길에 올랐다.
이날 장시간 고속도로에 고립됐던 운전자들은 “영화 속에서나 보던 재난상황이 바로 이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도 군부대 장병들이 지원 나오면서 위험 속에서 무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도로공사 대응 안일” 비판
지난 1일 오후 3시부터 서울양양고속도로 입구로 이어지는 7번국도 양양읍 포월리 연결도로에는 수많은 차량들이 몰려 족히 3~4시간은 움직이지 못한 채 극심한 지·정체를 반복했다.
당시 운전자들에 따르면 기습폭설로 많은 차량들이 몰렸고, 진입차량이 너무 많아져 제때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못해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하자,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입구 일부를 차단하면서 고속도로는 이내 대형주차장이 돼 버렸다.
일부 운전자들은 이번 고속도로 고립사태는 일찍 폭설을 예보했던 기상청의 발표에도 안일하게 대처한 한국도로공사의 책임이 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대부분이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이용해 수도권으로 가는 사람들인데, 폭설 예보에 미리 대비했어야 했다”며 “고속도로 입구 통제도 예고되지 않아 많은 차량이 몰려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재난 상황에서는 고속도로 중앙분리대를 절단해서라도 제설장비가 신속하게 진입해 움직일 수 있도록 했어야 하는데, 너무 안일하게 대응해 위험상황을 심화시켰다”고 덧붙였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지난 1일 폭설로 서울양양고속도로에서 차량들이 뒤엉켜 오도 가도 못하면서 사투를 벌여야 했다.
서울양양고속도로로 향하는 7번국도 양양읍 포월리 간선도로 입구가 많은 차량이 몰려 주차장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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