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나 자신을 가장 사랑하게 만들어주죠.”
서핑도시로 유명한 양양에 해변이 아닌, 시내에서 관광객들과 지역주민이 함께 커피를 마시며 아늑하게 자신만의 쉼을 즐길 수 있는 ‘헤이카페’는 ‘방문객 누구나 감성이 편해지는 생활교차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양양의 관문인 양양읍 연창리 삼거리를 지나 시내 초입에 위치한 이곳은 ‘인생은 커피’라고 할 정도로 커피를 좋아하는 박소희(46)·박소란(40) 자매가 지난 2016년 5월 양양터미널 거점카페로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주인장인 박소희 대표는 카페를 창업하고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커피를 배우면서 항상 그 속에서 살아왔고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담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래선지, 이곳의 분위기는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잘 어우러지며 커피 본연의 향과 맛에 더해 감성까지 편안해지는 아늑함이 묻어난다.
직접 커피를 볶는 헤이카페는 예가체프,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등 다양한 원두를 직접 갈아 깊은 맛의 커피를 내고, 원두와 볶은 커피를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
아직도 커피를 다 이해하지 못했다고 겸손해하는 자매 바리스타는 이탈리아 백년 카페처럼 온갖 정성을 들여 좋은 원두를 직접 고르고 볶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요즘 커피가 편의점부터 고급 레스토랑이나 전문 카페까지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흔하지만, 헤이카페 자매는 언제나 커피 본연의 향과 맛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며 업그레이드에 몰두하고 있다.
특화 메뉴 개발…커피나무도 심어
헤이카페는 주인장만의 공간 활용 능력과 운영방침이 자리하고 있다.
박소희 대표는 커피와 함께 로컬푸드를 활용한 수제 와플을 비롯해 양양산 딸기와 우유를 섞어 만든 ‘야양딸기치노’ 등 특화한 메뉴를 자체 개발해 선보이며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 주고 있다.
특히, ‘힘들어도 정성 깃든 손이 가야 진정한 맛이 난다’는 믿음과 생활 속에서 친환경을 실천해온 경험을 토대로 와플과 계절별 메뉴도 주로 수제품 위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노력한 끝에 나온 맛난 간식거리는 이곳의 주력메뉴로 맛은 물론이고 지역홍보에도 톡톡히 한 몫 거들고 있다.
커피 파는 카페에서 손님들이 커피나무와 열매를 본다면 더욱 좋겠다고 생각해 카페 안에 커피나무를 심어, 손님들이 보고 만지고 음미할 수 있도록 커피나무 공간도 마련했다. 커피 애호가들을 위해 커피열매도 분양해 직접 키우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박소희 바리스타는 “커피가 좋아서 카페를 창업했지만, 제 아이들에게 커피에 대해 설명해 주고, 커피의 좋은 면은 뭔지를 알려주려는 처음의 마음이 지금도 카페를 다양하게 꾸미는 원동력”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고 이동수 작가 작품 전시
헤이카페는 커피와 간식거리, 몸에 좋은 죽염 등 건강한 먹거리를 기본으로 판매하는 카페이자 색다른 갤러리 카페로서 카페 안에 지역출신 작가인 고 이동수 화가의 플로어 작품들을 전시하며 색다른 예술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 이유는 ‘이미지는 의식’이라는 고 이동수 작가의 미술철학을 카페에 조금이나마 스며들게 해 고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오산리선사유적지의 발원인 양양군의 역사와 숨결을 현대미술로 표현해낸 수작을 고객들에게 선보임으로써 일상의 쉼을 더 살찌울 수 있을 것이라는 자매 바리스타의 확신이 이곳을 더욱 아늑한 다목적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양양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맛집이나 관광명소를 소개한 책자를 비치해 놓았다. 또 추운 겨울에 따스함을 느낄 수 있도록 벽난로를 설치했고, 카페 뒷마당에는 겨울 정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장작을 수북이 쌓아 놓았다.
지난해부터는 ‘양양에 오면 서핑도 타고 제주도도 갈 수 있다’는 홍보차원에서 플라이강원의 캐릭터도 판매하면서 홍보대사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동생 박소란 씨는 “언니와 함께 카페를 운영하면서 뭘 좀 더 알차게 우리 지역을 알릴 수 없을까 하고 고민하다, 우리 지역도 작은 갤러리 카페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이 많기에 다양하게 꾸미기 시작했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정말 좋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협업과 나눔의 가치’도 접목
양양터미널 앞 ‘헤이카페’는 장사라곤 모르던 평범한 주부 박소희·소란 자매가 커피가 주는 일상의 행복을 더 많은 이들과 함께 하고자 지난 2016년 창업했다.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일단 배우자고 마음먹고는 우리나라 커피 1세대 명장인 박이추 선생을 찾아 강의를 듣고 꾸준히 연습도 하며 바리스타 과정을 익혔다. 양양군이 운영하는 SNS창업 과정도 열심히 참여하며 매일 일상을 기록하던 습관을 접목해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터득해 나갔고, 서서히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자매 바리스타는 원두와 커피 볶는 기술이 손에 익자, 카페 공간을 다양화하는 데 집중했고,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작품 전시와 사계절에 맞는 분위기 창출을 통해 더 아늑한 쉼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헤이카페가 양양의 대표적인 ‘소통과 공유의 공간’으로 자리매김을 하면서 박소희 대표는 이제는 ‘협업과 나눔의 가치’도 접목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매년 양양군인재육성장학회에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해 강원FC 후원의 집 78호점으로 등록하기도 했다.
소희·소란 자매 바리스타는 “가장 단순한 일상이 어쩌면 가장 중요한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헤이카페를 찾는 모든 고객들이 이곳에서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을 갖도록 앞으로도 편안함 쉼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시
커피를 마신다
시간의 흐름에 선율이 흐르고
향기가 춤을 춘다
코끝이 행복하다
혀끝에 수많은 맛들이 춤춘다
오늘도 나는 커피를 노래한다
<2015. 10. 20 커피와 인생을 함께하고픈 바리스타 박소희>
헤이카페 박소희(왼쪽)·소란 자매 바리스타가 커피를 정성껏 내리고 있다.
박소희 대표가 방금 볶은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양양출신의 고 이동수 화백의 작품이 작은 갤러리 카페로 아늑함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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