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영랑호 보광사는 오는 30일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88호 ‘목조지장보살좌상’을 조성한 한씨 부인과 그의 남편인 내관 나업의 넋을 기리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두 사람의 지고지순한 불멸의 사랑을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367년만의 추모제를 봉행한다. 추모제는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부인 한씨와 나업의 묘역에서 진행된다.
이날 보광사는 묘소를 정비하고 사초한 후, 이철진의 승무공연과 백학기 시인의 헌시 낭독, 가수 이은근의 추모노래 아미타와 람파스 합창단의 음성공양을 진행한다.
내관 나업은 조선 제16대 임금 인조(1623-1649)와 17대 임금 효종(1649-1659) 대에 이르러 숭록대부까지 올랐었다. 그의 사후 부인 청주 한씨는 남편의 극락왕생을 빌고자 당대 최고의 조각승 초안 스님에게 목조지장보살좌상 조성을 의뢰해 1654년 8월 29일 금강산의 끝자락 안양암에 모셨다. 1930년대 안양암이 폭우로 유실되자 주지였던 정화담 스님이 1937년에 사재를 모아 영랑호 불당골에 보광사를 개창하고 ‘목조지장보살좌상’을 이운해 봉안했다.
한씨는 목조지장보살좌상을 봉안하면서 여러 경전과 서원문을 함께 복장했다. 이들 복장유물 중에는 명나라 영락제가 선물한 경전 <제불여래보살명칭가곡(諸佛如來菩薩名稱歌曲)>도 발견됐다.
불상 조성 이듬해인 1655년 3월에 한씨는 지금의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있는 남편의 무덤에 묘표를 세워 그의 생을 기리고 명복을 빌었으며, 20여 년 후인 1675년 남편의 묘 좌측에 합장됐다. 보광사는 매년 두 사람의 제사를 지내고 있다.
보광사는 “지난 여름 양주시의 홍수로 인해 묘소의 비석이 넘어지는 등 피해를 입어 우리문화재 보호를 위한 보광사 문화재 사적을 찾아서의 일환으로 묘소를 정비하고 비석을 다시 세워 나업과 청주 한씨의 명복을 빌고 지장보살님의 끝없는 중생제도에 동참하기를 서원하고자 시공을 추월해 367년만에 추모제를 봉행하게 됐다”고 했다.
장재환 기자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88호 보광사 ‘목조지장보살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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