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동서고속화철도 속초 구간 노선과 역사의 (반)지하화에 대한 주민 의견 수렴에 나선 가운데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지난 12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동서고속철로 인한 도시 양분 현상을 속초역사 지하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명길 의원은 “시민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정부에 전달할 수 있도록 단합된 목소리를 만들어 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제안했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속초역사 (반)지하화는 동서고속철이 국가재정사업으로 확정된 지난 2016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특히 2017년에는 지하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요구로 구체적으로 진행되다 관철되지 못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속초지역의 대부분이 국립공원구역에 묶여 있어 가용면적이 속초시 전체 면적의 35%밖에 안 된다”며 “철도 건설로 도시가 양분될 경우 향후 미래세대에 예측하기 어려운 짐을 떠넘길 수도 있어 지하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속초 역사 지하화 요구로 지역사회가 우려하는 사업비 증가 및 사업기간 연장 등의 문제는 속초시가 주민들과 논의하며 풀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명길 시의원(속초시의회 동서고속화철도 특별위원장)은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동서고속철이 국가재정사업으로 확정된 이후 속초시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에 속초시 진입 구간의 자연경관 훼손과 교량 및 토공 노반 건설에 따른 도심 개발 축 단절 우려를 건의했지만, 정부는 그때마다 예산증가와 타당성 재조사 가능성을 제기해 당시 조기 착공 쪽으로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와 철로를 지하화하는 것이 속초 미래설계를 위한 최적의 시나리오겠지만 설계과정에서부터 수천억 원에 이르는 추가비용이 발생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이런 문제점을 사전에 예측하고 힘을 모아야 하는 이 시기에 민주당 의원들의 지하화 공론화 찬성 의견에 아쉬움을 표한다”며 “이럴 때 일수록 차분히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부 대응을 위해 단합된 목소리를 만들어 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시는 지난달 15~17일 열린 ‘2021년 희망속초 미래설계 보고회에서’에서 공개한 3D 시뮬레이션 영상을 통해 현행 계획대로 철도가 건설될 경우 △마을 단절 △도시경관 훼손 △소음 △진동 △토지이용률 저하 등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와 관련 23일까지 시민들을 대상으로 동서고속화철도 및 동해북부선 철도의 노선과 역사의 건설 방안에 대해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설문은 속초 구간 노선과 역사를 현 계획대로 지상 건설을 추진하는 방안과 지하화나 반지하화로 변경 추진하는 방안 중 선택하도록 했다.
시는 시민 의견 수렴 후 이를 토대로 향후 시의회와 협의를 거쳐 시의 공식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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