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2번 확진자를 매개로 한 집단감염이 속초지역에 급속도로 번지면서 지난 18일까지 일주일 동안 확진자가 58명이나 발생해 지역사회가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다. 이날까지 속초지역의 누적확진자는 모두 169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17일과 18일 이틀 동안에만 확진자가 40명 넘게 쏟아졌다. 시는 이에 20일부터 28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존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속초시는 석봉도자기 옆 공영주차장에 임시선별진료소를 마련하고 지난 18일부터 전 시민 코로나19 무료 검사에 들어갔다. 첫날에만 2,600여명(속초생활체육관 선별진료소 검사자 포함)이 검사를 받은 데 이어 다음 날에도 2817명이 찾아 이틀간 5482명이 검사를 받는 등 임시선별진료소에는 지역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무료검사는 오는 24일까지 진행된다.
지난 18일에는 속초시의회 직원이 양성판정을 받아 이날 시의회가 의사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일시 폐쇄에 들어갔다. 속초지역 학교들도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일시 휴업이나 원격수업에 들어갔다.
상황이 이러자 일부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는 지난 12일 112번 확진자가 발생한 후 이를 매개로 집단감염 확산 조짐이 보였는데 시의 방역대응이 다소 안일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줌바댄스 등 다중시설 집단감염=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번 집단감염의 발단이 된 112번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 동안 확진자 수가 58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19명(128~146번), 18일 23명(147~169번) 등 이틀 동안 4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112번 확진자를 매개로 한 집단감염이 가족, 지인 등을 통해 다중이용시설로 확산되면서 지역사회에 전방위적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줌바댄스와 KCC스위첸 어린이집 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코로나 확산세가 어디까지 갈지 가늠을 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와 관련 김철수 시장은 지난 17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얼마 전까지는 코로나19가 대부분 요양병원과 청호동 어르신 친목모임 등에서 발생해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했다”며 “하지만 무증상자인 112번(감염경로 불투명) 확진자 발생 이후 그의 가족과 지인 등을 통해 다중 밀폐시설인 스파 및 교정치료소, 목욕시설 등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어 “일부 확진자 중에는 무증상 상태에서 활동한 범위가 넓고 접촉자도 많아 역학조사에 어려움이 많다”며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공포가 지역사회에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시가 지난 18일부터 일주일간 운영에 들어간 석봉도자기 옆 공영주차장에 마련한 임시선별진료소에는 전수검사 첫날인 지난 18일 하루에만 2665명이 찾아 검사를 받았다.
■학교 휴업·원격수업…시의회 일시 폐쇄=여기에 속초시의회 직원의 확진으로 시의회가 지난 18일 의사일정 전면 중단에 이어 일시 폐쇄되는가 하면, 속초지역 8개 학교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휴업에 들어가는 등 코로나19 공포가 공공기관 및 일선 학교로까지 번지자 지역주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18일 직원 1명이 줌바댄스와 관련해 확진판정을 받자, 17일부터 진행 중이던 추경예산 심의를 전면 중단하고 의원 7명과 직원 등이 코로나19 채취검사를 받았다. 시의회는 오는 21일까지 업무를 잠정 중단했다.
속초지역 학교들은 지난 18일 속초고와 속초중, 설악중, 설온중, 청봉초, 산호유치원이 휴업한 데 이어 19일에는 1개교를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학교가 휴업 또는 원격수업을 했다. 유치원은 전체가 휴업 중이다. 속초양양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오는 26일까지 학교장 재량에 따라 등교 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23일까지는 휴업이 가능하나 이후부터는 등교와 원격수업 중 선택하게 된다.
■집단감염 불구 안일 대응 지적=이런 가운데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112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집단감염이 전방위적으로 번지자 시의 방역대응이 다소 “안일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석봉도자기 옆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만난 한 주민은 “112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집단감염 조짐이 있었으면 시가 적극적으로 방역할동을 강화했어야 했는데 이미 지역사회에 전방위적으로 퍼진 다음에 전수검사를 하면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이제 집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겁난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주민은 “도내 다른 시·군의 경우 보통 전수검사와 거리두기 상향 조정 등을 통해 코로나19 집단감염 차단에 나서는데 속초시는 왜 진작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지 않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고명진 기자
속초시 석봉도자기 옆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지난 18일 오전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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