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실향민 도시인 속초에서 제1회 전국 이북실향민 문화축제가 24~25일 이틀간 성황리에 열렸다. 실향민축제는 실향민 문화의 보존과 전승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이산의 아픔과 애환을 나누고 풀어가자는 취지도 담겨있다고 본다. 축제기간 동안 각종 이북5도무형문화재 공연과 북한 음식, 사진, 자료 등이 선보여, 한국 전쟁과 분단으로 고향을 잃은 이들이 속초에서 만나 잠시나마 향수를 달랠 수 있었다. 이북도민회장과 도지사 등을 비롯해 전국에서 많은 실향민들이 참가한 것도 고향의 전통문화와 헤어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크고 이산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실향민축제에서 이산가족의 날 정부기념일 제정 청원서명 활동이 진행됐다. 매년 8월 12일은 이산가족의 날이다. 1971년 8월 12일, 대한적십자사가 남북한 간 이산가족 찾기를 위한 적십자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의했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1982년 남북의 이산가족 찾기 및 재회를 촉진하고 남북통일을 염원하기 위해 이북5도위원회가 8월 12일을 이산가족의 날로 제정해 기념식을 열고 있다.
이산가족들의 만남은 한시가 급하다. 1988년 이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상봉 신청을 접수한 13만여명의 1세대 실향민 가운데 절반가량이 세상을 등졌고, 생존자도 80살 이상 고령자가 절반 이상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린 후 북한 핵실험과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이산가족의 만남은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 남북관계가 언제 풀릴 지 현재로서는 안개속이나 마찬가지다. 전국 이북실향민 문화축제가 단순히 문화행사에 그치지 않고 실향민들의 아픔과 이산가족 문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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