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의 대표적인 달동네인 속칭 ‘청학동 노가리촌’에 도시계획도로 개설이 늦어지면서 주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고 동네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곳(교동 7통)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10여 년 전부터 교동주민센터 맞은편 마을 입구에서 가파른 골목길을 따라 마을을 관통하는 도시계획도로 개설을 속초시에 줄기차게 요구해 오고 있다.
주민 A 씨에 따르면 당초 이 구간은 도시계획도로 개설이 계획돼 있었으나, 지난 2003년 시가 이곳이 급경사지여서 도로 개설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명맨션 뒤 구간의 도로 개설을 폐지했다. A 씨는 이 때문에 당시 362m이던 노가리촌 마을의 도로 개설 구간이 106m(폭 6m)로 축소 조정됐다고 했다.
이에 시의 일방적 도시계획도로 변경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자, 지난 2003년 폐지됐던 대명맨션 뒤 도로 계획 구간(136m)이 2015년 새로 신설됐다고 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현재도 아무런 도로 개설 움직임이 없어 마을이 황폐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속초시의 도시계획도로 개설 업무가 폐지와 신설로 오락가락하면서 일부 주민들이 생활 불편 등을 이유로 마을을 떠나 15개 가옥이 공가 및 폐가로 방치되는 등 마을 공동화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 7일 오전 노가리촌 마을을 현지 답사한 결과, 마을 여기저기에 폐허로 방치된 집터와 철거돼 가옥 잔재물 일부만 남아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복로에서 마을로 연결되는 도시계획도로(2차로)가 수복로 143번길 쪽으로 개설돼 있어 큰 불편은 없어 보였으나, A 씨가 살고 있는 청학로2길은 급경사에다 리어카도 제대로 다닐 수 없는 좁은 골목길이어서 생활하는 데 불편이 클 것으로 보였다.
A 씨는 “마을에 도로가 없다 보니 마을 안쪽의 가옥들은 맹지로 전락해 건물 건축도 여의치 않은 데다 가스 공급 및 분뇨 수거 등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하루빨리 도로개설이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속초시는 “현재 수복로 143번길 쪽으로는 수복로에서 연결되는 도시계획도로가 이미 개설돼 있어 당장 도로 개설이 시급한지는 더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현재 안전총괄과가 대명맨션 절개지 일대에서 청학지구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정비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준공 후 청학로2길 주민들의 생활 불편상황을 살펴본 후 도로 개설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시는 현재 청학지구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정비공사를 위해 사업대상지 내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토지보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시 관계자는 “정비사업이 원만히 진행되면 현재 리어카도 다닐 수 없는 청학로2길 쪽에 주차장이 조성되고 주차장 연결 진입도로가 개설돼 이곳 주민들의 생활불편이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지난 7일 오전 주민들이 마을을 떠나면서 주택 건물이 사라지고 벽체 잔재물만 남아있는 청학동 노가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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