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국회와 정부에 동서고속화철도 속초 구간(제8공구) 노선과 역사의 (반)지하화를 요구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가운데 시의회에서는 시에 좀 더 치밀하고 세밀한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앞서 김철수 시장은 지난 8일 시의회 정례위원회에서 “시의회의 의견을 듣고 우리 시의 입장을 최종 정리하겠다”는 입장를 밝힌 바 있다. 시의회는 김철수 시장이 이양수 국회의원을 면담하는 21일 이전까지는 동서고속철 속초 구간의 지하화와 관련한 의견을 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지난 14일 오전 시의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속초시의회 동서고속화철도 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김명길 위원장은 전날 국회를 방문해 이양수 국회의원을 면담한 결과를 집행부에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시장님이 지난 8일 시의회 동서고속철 특별위원회에서 지하화와 관련한 입장을 정리해 전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시의회의 입장을 정리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어 어제 이양수 국회의원과 면담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논의된 내용들 중 먼저 철도건설법에 따르면 사업 변경(자하화)을 요구할 경우 원인자 부담 원칙에 의해 강원도와 속초시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출석한 관계 공무원들에게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 있느냐”고 물었다.
김 위원장은 또 “국가재정법에 따라 총사업비가 15% 이상 증액되면 타당성 재조사를 받아야 하는데 통과 여부도 불투명하고 개통 시기도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혜정 의원은 “시장님은 지하화 추진 시 추가 비용 부분에 대해 ‘우리 시가 부담할 사항이 전혀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는데 철도건설법은 새로 건설되는 철도 노선의 지하화 부분에 대해 건설비용 전액을 원인자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충분한 법률적 검토가 진행됐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유 의원은 이어 “지하화를 건의하려면 먼저 사업 타당성 용역조사를 진행하고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에 대한 준비도 다소 미흡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종현 시의원은 “우리 시가 먼저 지하화에 대한 사업 타당성 용역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기획재정부나 국토교통부 등에 건의를 해야 하는 데, 속초시의 대응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용역 수행 기간 또한 1년 이상 걸리는 만큼, 지금 이 시점에서 시 집행부의 준비과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어 “가장 우려되는 것이 예비타당성 재조사”라며 “지하화를 하려면 비용대비편익(B/C)이 1.0 이상이 나와야 하는데 지난 2017년 국가재정사업 확정 때 받은 0.81보다 더 많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서도 시 집행부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김명길 위원장은 “시의회의 입장 정리에 앞서 국토부 철도 담당 관계자와 최문순 도지사와의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시의회는 만약 지하화 추진이 어려울 경우 그 대안으로 어떤 방법이 적정한지에 대한 의견을 모아 시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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