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대중가요인 ‘아모로 파티’가 국민의 인기를 얻고 있다. 아모르 파티(Amor fati)는 ‘운명에 대한 사랑’으로 고통, 상실, 좋고 나쁜 것을 포함하여 누군가가 자신의 삶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이 운명이며 그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니체는 인간에게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긍정하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 강력한 의지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희망과 변화의 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어떤 인생을 살아가느냐는 개인이 선택할 영역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자신에서부터 출발한다. 파스칼은 《팡세》에서 “우리의 모든 존엄은 생각 안에 있다. 우리는 생각부터 일으켜야 한다. 우리가 채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아니다.”라고 했듯이 인간이 시간과 공간이라는 외부적 조건을 책임질 수는 없다. 또한 우리가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외부의 조건이 아니라 자신의 내적 세계를 채우는 것이다. 그는 “공간에 의해서 우주는 나를 감싸고, 하나의 점으로 나를 삼킨다. 그러나 생각에 의해서 나는 우주를 감싼다.”라고 했다.
데카르트가 남긴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말처럼 인간은 사유의 주체가 되어 물질 같은 외적인 현상이나 세상에 조종당하지 않는 자기 존중과 자기 사랑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즉 어디서 사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누구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사는가가 중요하다. 생각하면서 살지 않으면 살면서 생각하게 된다. 백합이 예쁜 것은 순수하고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지만 자신의 고유한 향기를 발산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생의 지혜 가운데서 진정한 자신의 힘을 찾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을 바라보며 주변을 둘러보며 희망을 찾아간다. 우리는 자신의 나약함, 외로움, 불안, 고통 등을 스스로 인식하고 절대자나 다양한 해법을 찾아 자신을 더 높은 인격체로 승화시켜 나가는 존재이다.
둘째,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논어》 〈학이〉편에 나오는 “군자는 근본에 힘쓰는 것이니, 근본이 확립되면 따라야 할 올바른 도리가 생겨난다(君子務本, 本立而道生).”고 하였다. 근본으로 가면 서로 만나게 되고 이해가 되기 때문에 근본에 힘써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지도력을 발휘하고 모두 함께 동고동락하여 밝은 사회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기본은 무슨 일을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자질이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거나 문제가 생기면 되돌아와서 점검해야 할 기본이다. ‘초심으로 돌아가라’, ‘처음부터’라는 말도 있듯이 기본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키고 존중해야 할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원칙에 어긋남이 없었는지, 지나치게 융통성을 발휘하지는 않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가령, 코로나19로 인한 기본 재난 지원금 지급에 대한 논란은 정치권의 이슈이며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현재 국민의 세금으로 주어지는 긴급재난 지원금을 포함한 각종 소득 재분재 정책이나 사회보장제도 등 복지정책이 원칙과 기준에 의해 효율적인 재정운영이 되고, 형평성에 맞게 국민들에게 공정하게 분배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즉 정부는 국민의 피와 땀인 세금이 눈먼 돈이 되지 않고, 궁극적으로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필요한 사람에게 최대의 혜택이 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책이란 정부가 설정한 공공문제나 공익을 위한 목표에 관한 행동방침이다. 특히 분배정책은 개인이나 집단에게 재화나 용역·지위·신분·기회 등의 가치를 분배해 주는 산출과정과 관련된 정책으로 수혜자, 관련 생활분야, 국민의 욕구와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정부의 분배 능력 등의 우선순위, 재정 상태 등을 고려한다. 더욱이 각종 재난지원금 같은 소득재분배 정책은 가치나 재화의 이전문제와 관련하여 참여자 간의 갈등과 이해관계의 대립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효율성과 더불어 형평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거나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계속>
이종식 국제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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