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군의회가 최근 의원 발의 조례의 입법예고를 놓고 해당 의원과 의장이 첨예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봉균 의원은 김귀선 의원의 동의를 얻어 지난 12일 ‘양양군 청소년 희망키움 바우처 지원조례안’을 대표 발의했고, 앞서 지난 1월과 4월 두 차례 의원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박 의원이 준비해온 이 조례안은 매월 중학생은 5만원, 고등학생은 7만원을 생활지원비(용돈)로 지원해 코로나19로 인한 생활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분식집 등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른 예산액은 연간 총 8억여원 규모로 예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두 차례의 의원간담회에서 일부 의원들은 지원금액을 낮춰 지원 대상자를 확대하고 시행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박 의원은 오랫동안 조례안을 준비해온 만큼 본회의에 상정한 후 찬반을 논하는 과정을 통해 보다 더 면밀하게 따져볼 수 있고, 설사 가결됐더라도 집행부의 예산부담이 가중된다면 환부해 재의를 요청할 수 있다면서 예정대로 지난 12일 해당 조례안을 발의하고 입법예고를 요청했다. 의원 발의는 정족수의 1/5이 동의하면 가능하다.
하지만 의원 발의 입법예고 권한을 지닌 김의성 의장은 양양군 입법예고에 관한 조례 제4조 예외 조항인 ‘기타 군민의 공익에 현저히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준용해 박 의원 등 2명이 동의한 이 조례안의 입법예고를 거부했다.
의원 발의 입법예고가 거부되자, 지난 19일 박봉균 의원은 양양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양양군민께 고합니다’란 제목으로 부당함을 알렸고, 김의성 의장도 이에 반박하는 답변 글을 올리면서 설전이 오갔다.
박 의원은 자유게시판에서 “발의 조건이 충족됐음에도 불구하고 입법예고를 하지 않으므로 본 회의에 부의조차 못하게 거부한 것은 사실상 의원의 조례발의권을 제한하는 행태”라며 “찬반이 있을 수 있기에 토론을 거쳐 지혜의 각축장이 되어야 할 의회와 의원의 고유권한을 침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은 의장 개인의 자의적인 해석으로 인해 군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의원의 조례제정권을 침해하지 말 것과 지금이라도 입법예고를 통해 군민의견을 수렴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의성 의장은 “최근 의회 내부적 문제로 인해 물의가 발생한 점 군민 여러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조례안에 대해 일부 의원님들은 금액을 낮추고 지원대상을 확대하자는 의견을 제시했고, 시행시기 조정과 열악한 군 재정에 대한 부담, 기초생활수급자 소득인정으로 인한 수급자격 탈락 등 여러 문제점이 제기됐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전체 의원들의 합의를 통해 보다 합리적인 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그에 따른 절차를 진행하고자 잠시 보류 중인 상황”이라며 “어떠한 선택이 군민을 위한 최선의 방향인지에 대한 고민을 더 진중히 해 한 명의 군민이라도 소외되지 않는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양지역 청소년 지원 조례 제정과 관련해 의회 내에서 갈등이 증폭되자, 지역주민들은 “지역화합을 통해 갈등을 봉합해야 할 의회가 스스로 기능과 역할을 포기한 것 아니냐”며 질타하고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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