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촉발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속초 지역사회로까지 번지고 있다.
강원도감사위원회가 춘천~속초 동서고속철도 역세권 등을 중심으로 도청 및 일선 시·군 전·현직 공무원들의 부동산 소유 현황을 조사해 지난 19일 발표한 결과, 속초와 양구지역에 조사지역 부동산 보유 공무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도 감사위원회의 조사 범위가 역세권 반경 1㎞ 이내로 넓어 다른 지자체와는 달리 도시면적이 적은 속초시의 경우 실제 역세권이 아닌 지역의 토지 소유자까지 포함돼 대상자가 늘어난 만큼, 도 감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 감사위원회는 지난 19일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투기의심지역에 대해 1차 조사한 결과, 간부급이 포함된 강원도청 소속 현직 8명과 퇴직 공무원 1명, 속초·고성·양양·화천·양구·인제지역 공무원 현직 59명, 퇴직 17명 등 85명이 모두 156필지의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확인돼 추가 조사를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동서고속철과 동해북부선 철도 역세권과 배후지역에 토지를 소유한 경우가 81명으로 대부분이고, 지역별로는 속초와 양구에 부동산을 보유한 공무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6년 이후 부동산을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앞으로 이들에 대해 소명자료를 받아 부동산 취득 경위, 토지사용 현황, 근무부서 등을 집중 조사해 업무와 연관된 비공개 자료의 취득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도 감사위는 이달 말까지 2차 조사를 진행하며, 현행법 위반 및 의심 사례 발견 시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도 감사위의 조사와 별도로 공직비리 익명신고센터와 우편 등으로도 양양 낙산도립공원과 관련해 2건의 부동산 투기 의혹 신고가 접수됐다.
도 감사위의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지역사회에서는 전·현직 공무원들의 토지 소유를 둘러싸고 말들이 오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이와 관련해 전직 간부공무원의 동서고속철 역세권 내 토지 소유와 또 다른 전직 간부공무원의 역세권 외 지역의 부동산 보유 현황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퇴직 후 땅을 새로 매입한 전직 간부공무원도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이들 중 증여·상속 등의 방법으로 정상적으로 취득했거나 부동산 투기가 아닌 업무용 목적으로 매입한 경우도 있어, 무성한 소문과는 달리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도 감사위의 조사 대상에 속초시 전·현직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지역사회의 후폭풍으로 작용할 수 있어,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사회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재 조사대상에 포함된 속초시 전·현직 공무원들은 최근 도 감사위에 부동산 보유현황에 대한 소명자료를 제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우리 지역은 다른 지자체에 비해 면적이 좁은데 도 감사위가 조사 범위를 역세권 반경 1㎞로 하다 보니 역세권이 아닌 지역도 조사대상에 포함돼 조사 대상자가 그만큼 상대적으로 늘어나게 됐다”며 “현재 도에서 이와 관련해 우리 시에 자료를 요청한 것은 없다”고 했다.
도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21일 “현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 중이어서, 지난 19일 1차 조사 브리핑 때 발표한 보도자료 외에 더 이상 확인해 줄 게 없다”고 말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속초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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