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김명길 속초시의원은 지난달 29일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속초해수욕장 관광테마시설 공모와 관련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이들 의원은 “지난해 11월 25일 기자회견 당시 제기한 문제점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의회의 의결(11월 30일)이 진행돼 올 1월 속초시와 속초해수욕장 관광테마시설 민간사업자 간의 협약체결이 이뤄졌다”며 “이로 인해 시민들의 소중한 재산인 옛 종합행정봉사실의 철거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달 중순 속초해수욕장 정문 입구에 있는 옛 종합행정봉사실을 철거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11월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속초해수욕장 관광테마시설 민간사업자 제안 공모사업의 정량평가가 부실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해당 민간사업자는 “민간사업자 선정 공모 지침에 따라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만큼,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반박했었다.
강정호·김명길 의원은 이날 “계속된 문제 제기와 시의 석연치 않은 해명에도 시와 민간사업자가 옛 종합행정봉사실의 철거를 강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시의회의 의결이 바탕이 됐다”며 “시의회의 의결은 결코 (해당 사업의) 조사와 감사를 모면케 하는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두 의원은 “(해당 사업의 민간사업자와 관련이 있는 인물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공천에 영향을 준 위치에 있었고,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에서도 공천에 영향을 줄 위치에 있는 만큼, 시의회의 지난해 11월 의결은 지방자치법 제70조에 위반될 수 있는 중대한 행위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에 두 의원은 “속초해수욕장 관광테마시설 민간사업자 선정 공모는 그동안 불거진 의혹에 대한 해소는 고사하고 오히려 의혹이 증폭되는 상황인 만큼, 조만간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의원은 해당 사업의 민간사업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 당직을 맡고 있어 이같이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방자치법 제70조(의장이나 의원의 제척)는 ‘지방의회의 의장이나 의원은 본인·배우자·직계존비속 또는 형제자매와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안건에 관하여는 그 의사에 참여할 수 없다. 다만, 의회의 동의가 있으면 의회에 출석해 발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 청사 안팎과 지역사회에서는 “강정호·김명길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는 인물은 지방자치법 제70조가 규정하는 제척 범위의 대상이 아닌데, 두 의원이 제척 범위를 너무 확대 해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강정호·김명길 시의원으로부터 해당 사업의 민간사업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지목된 당사자는 지난달 29일 전화통화에서 “지난 지방선거에서 우리 민주당 도당은 13인의 심사위원으로 구성된 심사위에서 공개경쟁 및 공정한 공천심사를 통해 후보자를 선정하는 등 두 의원의 주장과는 달리 공천 과정이 한 점 의혹 없이 공정하게 진행됐다”며 “내년 지방선거의 공천심사위가 아직 구성도 안 된 상황에서 내가 공천에 영향을 줄 위치에 있다는 주장은 명백한 가짜뉴스이고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시의회도 지난달 30일 강정호와 김명길 의원의 주장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의회는 “두 의원이 시민제보라는 미명하에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마치 공천에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업체 대표의 친인척 관계자와 동료 의원들이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허위사실 유포이고 시의회와 동료 의원에 대한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밝혔다.
시의회는 이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엄정한 공천심사에 따른 공개경쟁을 통해 공천심사위원회의 심의과정을 거쳐 출마를 했다”며 “이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과 강정호·김명길 두 시의원의 공개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속초시의회 강정호·김명길 시의원이 지난달 29일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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