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성읍에 사는 고도영(63) 씨가 제49회 어버이날을 맞아 효행 유공 국무총리 표창 수상자로 선정됐다. 토성면 황상기 씨는 도지사상 표창을 받았다.
고도영 씨는 신혼 초 시조모를 5년간 모셨으며, 시아버지는 3년 전 101세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봉양했고, 현재는 104세인 시어머니를 40년째 모시고 있다. 시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 1년간 거동을 하지 못했다. 시어머니는 시아버지보다 먼저 다리를 다쳐 걷지를 못한다. 꽃가게를 운영 중인 고 씨는 점심과 저녁이면 시어머니의 식사를 차려드리기 위해 잠시 가게를 비우고 집엘 다녀온다. 혹자는 이런 고 씨에게 시어머니를 요양원에서 지내시게 하라고 권유하지만 그럴 생각이 없다.
“저 자신이 편하게 지내려고 시부모님을 요양시설에 보내지는 못하겠더라고요. 제가 조금만 더 움직이면 된다는 생각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고 씨의 효성은 시부모에 대한 존경심과 애틋함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그의 말에는 이런 마음이 잘 담겨 있다.
“시부모님은 82년이라는 길고 긴 시간을 서로 아끼며 함께 사셨어요. 시부모님은 저에게 우상입니다.”
고 씨는 시부모를 모시기 위해 서울행도 마다했다. 고 씨의 아이들이 아직 어릴 때 시부모가 손자들의 교육을 걱정하며 서울행을 권했지만 고 씨 부부는 차마 노부모를 두고 떠날 수 없다는 생각에 고성에 남았다고 한다. 고 씨 부부는 서울로 가지 않았지만, 자식들은 열심히 공부했고 딸은 항공사 스튜어디스로, 아들은 교사로 취업해 부부의 선택이 올바른 결정이었음을 보여줬다.
고 씨는 딸과 아들이 조부모와 함께 살아서 효성이 남다르다고 했다. 딸은 따로 말하지 않아도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 고 씨를 챙겨 주고 있으며, 국어 교사인 아들은 어머니가 좋아하는 문학 이야기를 나누는 말벗이 돼주고 있다. 고 씨는 2018년 12월 계간 <서울문학>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시인이다. 2015년에는 수필 부문 통일부장관상을 받았다. 고 씨는 시아버지에 대한 시를 쓰기도 했다. ‘아버지와 지팡이’란 시로 걷지 못하게 된 시아버지를 향한 안타까운 마음이 잘 담겨 있다.
도지사 표창을 받은 토성면 운봉리 황상기(54) 씨 역시 병환이 깊은 양친을 극진히 봉양해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아내 박미영 씨(50)와 함께 2002년부터 장애가 심한 부모를 모셔왔다. 황 씨는 논농사를 지으며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늘 성실하고 온화하게 화목한 가정을 꾸려오고 있으며 평소 농촌 일손 돕기, 마을 청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이웃사랑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고도영 씨(오른쪽)와 시어머니.
함명준 고성군수로부터 도지사 표창장을 전달받은 황상기 씨와 그의 아내 박미영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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