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우화에 등장하는 한 여우는 포도밭에 열린 탐스러운 포도를 먹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하지만 실패하자 결국 “애초에 저 포도는 먹고 싶지 않았어, 왜냐하면 저 포도는 신포도일 것이기 때문이야”라는 결론을 내리며 가던 길을 갑니다. 기린은 절대로 다른 동물을 먼저 공격하지는 않지만 상대가 공격을 하면 뒷발치기를 하며 자신을 보호하고 새끼를 보호한다고 합니다. 이렇듯 인간이나 동물도 자기 자신을 방어하고 지키고자 하는 자기보호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의 연약함이 드러나거나 무언가 두려움이 느껴질 때 나의 의도가 훼손되거나 왜곡될 때 우린 자기 보호를 하게 됩니다. 어떤 방어기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이나 인품이 결정되기도 합니다. 방어기제에는 합리화, 두 얼굴, 남 탓하기, 중독, 회피, 헛된 공상, 집착, 비평, 변명, 의존, 억압, 퇴행, 보상 등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상담을 할 때 익숙하고 습관처럼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내담자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또한 스트레스 상황이 되었을 때 폭력적이거나 남을 공격하는 식으로 자신을 방어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자기 보호를 미숙하게 하는 사람들입니다. 사랑수업의 저자는 성숙한 사람들은 ‘승화’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해 자기 보호를 한다고 합니다. 승화는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욕구 또는 감정을 예술이나 종교 같은 고차원적인 활동으로 풀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이별의 아픔을 정제된 글로 표현하는 시인들, 불우한 시절을 겪으며 생겨난 울분과 분노를 재즈라는 음악으로 창조해낸 과거 흑인들의 예술 활동이 승화의 대표적인 예라고 말합니다.
마음 관련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계절에 맞는 옷을 입어주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운동을 하고 자기 몸을 힐링하는 것 또한 자기보호입니다. 나의 독특하고 멋있는 자기 보호 방법을 발견하고 나누어 보면 어떨까요?
<6월의 욕구단어>
▲1주차 - 정서적 안전 : 정서적 안전은 내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한가요? 어떨 때 정서적으로 안전하다고 느껴지시나요? ‘정서적으로 안전하다, 정서적으로 안전하다.’ 이 말이 주는 에너지 속에 몸을 이완시켜 보세요. ▲2주차 - 개성 : 개성은 차이이기도 하고 다름이기도 하지요. 나는 어떤 개성을 담고 살아가나요? 개성에 대한 욕구를 잘 만나보면 우리의 마음 폭이 조금 더 넓어질거예요. ▲3주차 - 존재감 : 사람마다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때로는 그 방식에 불편해지기도 하고 반대로 호감이 가기도 하지요. 존재감이 중요하신가요? 존재감이 충족될 때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4주차 - 평화 : 평화로운 숨을 쉬어보세요. 평화로운 말을 해보세요. 평화로운 행동을 해볼까요? 당신은 지금 전쟁을 준비합니까? 평화를 준비합니까?
배영란
속초YWCA 가정폭력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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