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군의 대표적인 명물이자 천연기념물 제529호인 오색약수가 지난달부터 용출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아예 나오지 않아 주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서면 오색2리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오색약수 용출량이 급감하다, 이달 중순부터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 21일 찾은 오색2리에 위치한 오색약수터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긴 채로 약수는 바닥을 드러내 바짝 마른 상태였다. 기존에도 용출량이 줄기는 했지만, 약수터에 비치돼 있는 작은 바가지로 이내 한 사발을 떠 마실 수 있었다.
오색2리 주민들은 이처럼 갑자기 오색약수가 나오지 않는 이유로 올해 초 인근의 호텔에서 탄산온천시설을 증설했기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한 주민은 “예전에도 용출량이 적어져 호텔 측과 법적소송까지 했었다”며 “갑자기 나오던 약수가 끊긴 것은 탄산온천시설 증설에 따라 사용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색2리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긴급회의를 갖고 오색약수 용출량 정상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고, 호텔 측에서도 올해 초 증설했던 시설의 사용을 일시 중단하는 등 오색약수 살리기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양군도 최근 오색약수 용출량이 크게 줄어들자 실시간 모니터링에 들어간 가운데 온천수를 취수해 탄산온천에 공급하고 있는 인근 호텔과의 연관성 파악에 나설 계획이다.
이처럼 전국적인 명물인 오색약수가 나오지 않으면서 지역의 대표 산악관광명소인 오색2리 주민들은 관광객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주민들은 “많은 관광객이 철분 함량이 많고 효능이 뛰어난 오색약수 때문에 찾아오는데, 아예 약수가 나오지 않으면 누가 오색을 방문하겠냐”며 “하루속히 원인을 찾아 해결하고 대안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호텔 관계자는 “올해 초 온천시설을 약간 증설했지만, 현재 용출량이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증설한 부분에 대해 잠정적으로 사용을 중단하고 주민들과 함께 정확한 원인 파악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준영 오색2리 이장은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속단해 말하기는 이르지만, 어쨌든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런 문제까지 발생해 주민들의 걱정이 크다”며 “호텔 측과 원인 규명부터 대책 마련까지 실질적인 협업이 이뤄져 상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색약수의 용출량 논란은 지난 1999년에도 일어나 법적소송으로 이어졌었다. 당시 양양군은 오색그린야드호텔에서 온천수를 사용해 약수 용출량이 줄었다는 오색2리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호텔측에 ‘탄산온천 이용허가 취소처분’을 내렸고, 이에 호텔 소유주인 사립학교 교원연금관리공단은 같은 해 양양군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 지난 2005년 대법원이 호텔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됐었다.
이번 문제와 관련해 오색2리 주민들 사이에 과거 수해로 인해 현재 파묻혀 있는 제2의 오색약수터 개발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양양군도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오색약수의 용출량 급감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주민 및 호텔과 협의하고 정확한 원인 규명에 나서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오색약수가 지난달부터 나오지 않아 주민들이 걱정하고 있다. 지난 21일 바짝 마른 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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