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의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세상에 무관심한 염세주의 소년과 상처 받은 두 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책을 펴냈다. 최수정(사진) 청봉초등학교 교사가 최근 발간한 <고래가 사는 섬>(바른북스)이다.
“인간은 어차피 누구나 죽는다.
그 어떤 고난과 시련도 결국 무덤으로 가는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아무리 힘든 일도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
소설은 비장한 문장으로 시작된다.
주인공 하선은 중학교 때부터 서른 이후의 삶을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워 놓았다. 서른까지 죽어라 돈을 모아 서른 이후에 자신만의 세상에 틀어박히는 것. 관심사라곤 오로지 돈뿐이던 그에게 난생 처음 신경이 쓰이는 여자가 등장한다. 자신과 비슷하게 죽기 전 단 하나의 계획을 세워 놓은 그녀를 보며 그는 처음으로 죽음 이외의 미래를 꿈꾸게 된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그의 계획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는 과연 무사히 그녀를 찾아 인생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고 당당히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을까.
최 교사는 “우리는 누구나 저마다의 상처를 가슴에 품은 채 살아간다. 그리고 그 상처는 대부분 가장 가까운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롯된다. 하지만 그 상처를 치유하고 세상 밖으로 이끄는 것 역시 ‘사람’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소설은 일기 형식으로 하선이 중학생이던 ‘2005. 1. 1. 토요일’에 시작해 서른이 된 ‘2019. 1. 1. 화요일’에 끝을 맺는다.
“이제 겨우 꿈을 향해 한 걸음 내 딛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그리 대단하지도, 매끄럽지도 못한 작품이지만 용기 있게 한 걸음 나아간 스스로에게 기쁜 마음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최 교사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일기장 아래 연재한 짧은 동화에 달린 담임선생님의 멋진 칭찬이 작가의 꿈을 꾸게 했다고 한다.
“그 시절 두근대던 마음을 기억하며 이제는 제가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려고 합니다. 아직은 작고 부족해 보이겠지만, 누군가의 말 한 마디, 작은 칭찬 하나가 큰 밑거름이 되어 언젠가 그 꿈을 멋지게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최 교사는 한국교원대학교를 졸업하고 충북 수안보초교와 서울 금화초교를 거쳐 작년 3월부터 청봉초교에서 재직 중이다. 한때 교직을 그만두고 캠핑카 여행을 하면서 사람과 글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한다. 자기소개서 컨설팅 일을 하기도 했다. 분야소설. 332쪽. 정가 1만2,000원.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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