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립박물관에서 소장·전시하고 있는 <매곡일기>는 매곡 오윤환(1872~1946)이 스무살이 되던 1891년 2월 1일부터 작고하기 전날인 1946년 7월 11일까지 약 56년간 쓴 일기이다. 일수로는 2만일이 넘는다. 총 3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당시 영동 북부지역의 다양한 생활상이 담겨있는 소중한 기록유산이다. 오윤환은 속초시 도문동에 집단거주하는 해주 오씨 집안의 유학자로서 평생을 후학들의 교육에 힘썼다.
<매곡일기>를 다룬 논문이 최근 ‘한국연구재단 등재 학술지’로 국내·외 저명한 역사학자들이 강원도와 관련된 학술 연구의 중요한 결과물들을 싣는 학회지에 실려 주목을 받았다. ‘『梅谷日記』, 구한말부터 해방직후까지 속초유림의 기록’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강원사학회가 지난 5월에 간행한 학술지 <江原史學> 제36집에 실렸다. 논문 저자는 김만중(속초시 학예연구사) 속초문화원 향토사연구소 연구위원이다. 그는 지난 2월 강원대학교 교육대학원(역사교육전공)에서 논문 ‘梅谷日記를 통해 본 속초 유림 梅谷 吳潤煥(1872~1946)의 생애와 사상’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김만중 연구위원은 논문에서 <매곡일기> 내용 중 조선 말기부터 해방직후까지 당시 사회상을 보여주는 농사, 장시, 민족운동, 해방이후 정세를 중심으로 사료적 가치를 분석했다. 그는 “<매곡일기>는 1890년대부터 1940년대 중반까지 속초를 중심으로 하는 영동북부지역의 일들을 매일 기록한 당대의 1차 사료적 성격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특히, 속초 인근에서 벌어진 의병들의 전투 기록이나 해방 이후 미·소 양군의 행태에 대한 기록은 기존에 찾아보기 힘든 귀한 자료라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지역의 다양한 삶을 보여주는 민속학의 보고이고, 삼엄한 감시의 시대를 살면서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보다 주변에서 목격·관조하는 자의 시각이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의 이번 논문은 지난 2005년 개관한 속초시립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물을 분석해 학술적 가치를 처음으로 밝힌 논문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는 “앞으로도 지역의 역사적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속초시립박물관에 소장된 유물을 분석한 글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어 지역사, 나아가서는 속초학이 뻗어나가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재환 기자
김만중 속초문화화원
향토사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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