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 노후화에 따른 정밀 안전진단으로 2개월 넘게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는 설악교가 최근 실시된 정밀 안전진단 결과 E등급을 받아 교통차단 및 전면적인 개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는 주민불편 해소를 위해 국비를 지원받아 빠른 시일 내에 교량 신축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설악동 C지구 상인들은 교량 건설로 차량 통제가 계속될 경우 여름 장사는 물론 올가을 단풍장사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차량들이 B지구를 우회하지 않고 C지구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임시 가교의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설악교 안전진단 결과=지난달 27일 오후 대포동주민센터 회의실에서 열린 설악교 정밀 안전진단 결과 주민설명회에서 용역업체는 “쌍천을 횡단하는 2등급 교량인 설악교의 경우 경과 연수 증가에 따른 손상과 중차량의 빈번한 통행 등으로 인해 구조물의 내하력 저하 및 안전성의 미확보로 즉각적인 교통차단 및 전면적인 개축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설악산 진입도로와 설악동 C지구를 연결하는 설악교는 길이 105m, 폭 10.5m 규모로, 지난 1978년 5월 건설돼 준공된 지 40년이 넘은 노후 교량이다.
시가 지난 2월부터 5월 14일까지 실시한 정밀 검사에서 설악교는 위험 수준인 D등급을 받아, 정밀 안전진단을 위해 지난 5월 17일부터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됐었다. 이에 따라 차량들은 설악동 B지구에서 우회하거나 설악초교 인근의 도문교를 이용해 C지구로 진출입 해야 했다.
설악교는 이번 정밀 안전진단 결과, 외구성 및 내구성 시험에 의해 시설물의 각 부재로부터 발생된 손상을 토대로 정밀 분석한 상태평가에서 ‘하부 교각 및 기초 등에 중대한 결함(세굴, 침식 등)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D등급(미흡)을 받았다. 또 도로설계기준과 콘크리트 구조설계기준을 적용해 상하부 구조 안전성 검토 및 구조해석, 내하력 평가 등을 실시한 안전성 평가에서는 E등급(불량)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용역업체는 설악교의 최종 평가등급을 E등급으로 정하고 “설악교의 경우 주요 부재에 발생한 심각한 결함으로 인해 시설물의 안전에 위험이 있어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 또는 개축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는 국비 지원 등을 통해 설악교를 조기 신축할 계획이다. 시는 설악교 신축에 2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설명회 주민들 의견=하지만 이날 주민설명회에서 참석한 설악동 C지구 상인들은 “설악동 C지구로 진입할 수 있는 임시 가교를 설치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할 경우 우리 C지구는 관광객들로부터 더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시 예산이 소요되더라도 임시 가교의 설치가 절실하다”고 요구했다.
또 다른 주민은 “2017년 도문교 건설 당시 속초시의 당초 약속과는 달리 공사 기간이 길어져 주민불편이 컸는데 당시 시로부터 아무런 사과도 받지 못했다. 이번에는 참고 넘어가지 않겠다”며 “공사 기간 우회도로 이용에 따른 차량 기름값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엄산호 설악동번영회장은 “교량 공사에 따른 차량 통제로 C지구는 여름 장사는 물론 가을 단풍경기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C지구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임시 가교를 설치해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시는 “임시 가교는 설치에만 12억~14억원이 소요되고 또 교량이 건설된 2년 후에는 철거비용이 추가로 발생해 예산 소요 측면에서 검토하기 어렵다”고 했다.
시는 이어 “설악교의 조기 건설을 위한 국비 지원을 위해 현재 행정안전부에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지정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대한 빨리 교량을 건설하기 위해 먼저 실시설계를 착수하고 국비가 확보되는 대로 교량 건설에 나설 계획”이라며 “현재 시 지휘부가 내년 교량 건설 착공을 위해 국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교량 안전문제로 지난 5월 17일 부터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된 설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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