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고성 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이 몇 년 새 가장 많았지만, 상인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이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성군에 따르면 고성 해수욕장은 개장 후 8월 둘째 주까지 178만여명이 방문해 과거의 동기간과 비교하면 2017년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 방문했다. 작년보다는 853%, 재작년보다는 15.7% 방문객이 증가했다. 고성 해수욕장 총 방문객은 2016년 193만명, 2017년 179만명, 2018년 151만6,000명, 2019년 154만6,000명, 2020년 21만6,000명이었다.
하지만 상인들이 실제 느끼는 경기는 이런 수치와는 달랐다. 송지호 해변의 한 상인은 “사람이 많이 왔다는데 체감할 수 없다”면서 “이달 들어 2~3일 반짝 사람들이 많이 왔지만, 그뿐이었고 코로나 때문에 죽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송지호 해변의 한 카페 주인은 “코로나 때문인지 거리에 사람들이 지나가도 가게 안으로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면서 “방문객들이 캠핑을 하고서 그냥 돌아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 펜션 주인은 “올해 문의 전화가 적었고 방을 예약했다가 취소하는 이도 많았다”고 했다. 편의점 주인은 “송지호에서 장사를 10년 했는데 8월에 이렇게 장사가 안 된 적은 처음”이라면서 “폭우가 심했던 작년보다 장사가 안 된다”고 했다. 또 그는 “지금 서울에 볼일 보러 갔다 오는 길인데 장사가 얼마나 안 되면 8월에 이러겠냐”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야진 해변 인근의 한 식당에서도 “여름 장사가 작년보다 못하다”는 하소연이 들렸다. 이 식당 주인은 “올해 5월까지는 영업이 괜찮았는데 6월부터 손님이 줄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아야진 해변 인근의 한 편의점 주인은 “몇 달째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며 “1~2일 반짝 장사가 될 때가 있었지만 그게 전부”라고 했다. 주로 물이나 음료를 사는 소액 구매자들이 가게를 찾았다고 밝힌 이 편의점 주인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여름이면 3~4명씩 들어와 10만원 이상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그런 일이 거의 없다”라고 했다. 아야진의 한 치킨가게 주인은 “이번 여름 1주일 정도 장사가 잘됐지만, 최근 다시 장사가 안 된다”면서도 “그래도 작년보다는 장사가 잘 된다”고 했다. 아야진에서 맛집으로 유명한 한 식당의 주인은 “장사가 잘 되는 편이지만 매년 여름 있던 특수가 올해는 없다”고 했다. 아야진항 부근의 한 횟집 주인은 “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 도통 식당 안으로는 안 들어온다”면서 “작년에는 폭우 때문에 장사가 안 돼 비교할 수 없고 재작년과 비교하면 장사가 확실히 안 된다”고 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지난 18일 오후 한적한 모습을 보인 송지호해수욕장의 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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