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코로나 확산에다 이달 들어 높은 파도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피서객이 줄어 피서경기를 전혀 실감할 수 없네요.”
지난 17일 오후 외옹치해수욕장 입구에서 삶은 옥수수를 팔던 한 상인은 “코로나로 대부분의 피서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해 옥수수를 많이 먹지 않는 데다, 이달 들어 계속 파도가 높고 비가 내려 피서객들이 해수욕장에 오래 머물지 않고 바로 떠나 장사가 안 돼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외옹치해수욕장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파도가 높아 수영이 금지된 상태였다.
해수욕장 출입구에서 수기명부 작성(전자출입명부 포함)과 체온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치고 입장한 피서객들은 높은 파도로 수영이 금지되자 외옹치해수욕장에서 외옹치항으로 이어지는 바다향기로로 방향을 돌렸다.
서울 노원구에서 놀러왔다는 최모(46) 씨는 “오늘 비가 오락가락해 해수욕장을 찾을까 말까 망설였는데 막상 바다에 들어갈 수 없어 매우 아쉽다”며 “가족들과 바다향기로를 산책하고 돌아갈 생각”이라고 했다.
이날 궂은 날씨로 수영이 금지되자 외옹치마을운영회가 운영하는 해변슈퍼와 샤워장, 파라솔· 튜브 대여장 등은 문이 닫힌 상태였다.
백사장에는 포크레인 등 중장비 2대가 높은 파도로 해변에 쌓인 바닷모래를 정지하느라 분주했다.
이날 바로 인근의 속초해수욕장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무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들로 붐벼야 할 백사장에는 수영 금지선이 설치돼 피서객들의 해변 출입을 통제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백사장을 빨간색으로 단장했던 파라솔은 이날은 궂은 날씨로 다 치워진 상태였다.
피서객들은 수영 금지선 밖에서 바다를 바라보거니 해변 산책로를 걸으며 아쉬움을 대신했다.
시는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을 위해 오전에는 해변에서 발 담그기 정도는 허용했으나 오후 들어 파도가 높게 일자 해변 입수 자체를 금지했다.
수영 금지가 아쉬운 듯 일부 젊은 피서객들은 수영 금지선 안으로 들어가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안전요원들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백사장에서는 “현재 기상악화 상황에 따른 높은 파도로 입수를 전면 통제한다”는 행정계도방송이 계속됐다.
시 관계자는 “해수욕장 개장 초기인 지난달만 해도 코로나 시국에도 전반적으로 피서객이 지난해보다 많은 추세였다”며 “하지만 이달 들어 높은 파도와 궂은 날이 계속되면서 입장객이 지난달에 비해 조금 감소했다”고 했다.
기상청의 기상자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강수량이 관측된 날은 모두 10일로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린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제9호 태풍 루핏이 영동지방에 영향을 미친 지난 8일부터는 높은 파도로 수영이 여러 날 금지된 데다, 강수량 또한 200여mm에 달할 정도로 비가 집중됐다.
여기에 24일과 25일에도 비가 예보돼 해수욕장 개장 막판까지도 궂은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달(10일~31일)에는 속초해수욕장에 20만8,000여명이 입장한 반면, 이달 들어서는 지난 18일까지 14만7,000여명이 입장하는 데 그쳤다.
시 관계자는 “해수욕장 개장 초기인 지난달에는 하루 입장객이 대부분 1만명을 넘었으나 8월 들어서는 궂은 날씨로 1만명 이하로 떨어진 날이 여러 날 됐다”며 “오는 29일 폐장 때까지는 45만~50만명 정도가 입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18일까지 속초해수욕장 입장객은 35만9,000명으로 지난해 26만6,000명보다 35% 증가했다. 고명진 기자
지난 17일 오후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높은 파도로 바다에 들어가지 못하고 백사장에서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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