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동진리조텔 뒤 영랑로2길에 위치한 ‘주오일 심야라멘’(대표 장달권, 33)은 밤늦게까지 끼니를 놓치거나 일이 늦게 끝나 식사를 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든든한 라멘 한 그릇을 판매하고 있다.
장달권 ‘주오일 심야라멘’ 대표는 경남 창원 출신으로 21살 때 해군 부사관으로 임관해 4년 반 동안 복무하고 하사로 전역했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큰 축제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사고파는 것에 흥미를 느껴 장사를 시작했다. 자신의 아이템으로 물방울 떡, 지팡이 아이스크림 등 많은 먹거리를 만들어 축제에서 판매하고 노점상들에게 납품도 하며 장사를 했다고 한다. 해군 부사관으로 임관해서도 장 대표의 장사 기질은 발휘됐다. 중고나라에서 판매하는, 상태는 안 좋지만 값이 싼 운동기구나 여러 제품들을 구매해 직접 닦고 수리해 군부대 나눔 장터에서 조금 더 값을 얹어 팔기도 했다.
평소 라멘을 좋아한 장 대표는 일본에서 라멘 포장마차가 있는 걸 보고 한국에 없는 라멘 포장마차를 운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본을 돌아다니며 포장마차 사장들과 친해져 이야기를 나누고 길 동냥과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한국에 돌아와 한국인 입맛에 맞춰 변형한 라멘을 개발했다.
장 대표는 부산대, 경성대 등 대학가를 돌아다니며 바퀴달린 이동식 라멘포차를 1년 반 동안 운영했고, ‘밤 도깨비’라는 JTBC 방송에도 나가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속초에서는 동네 주민들에게 더욱 편안히 다가가려고 ‘주오일 심야라멘’이란 이름을 내걸었다. 장 대표는 일부러 어두운 골목이나 거리를 찾아 라멘집을 차린다고 한다. 밤늦게까지 일을 하거나 끼니를 놓쳐 배고픈 이들이 어두운 거리에 빛나는 라멘 집을 보고 들어올 수 있도록 저녁부터 새벽까지 장사를 한다.
주오일 심야라멘의 대표적인 메뉴는 신라멘, 바질 라멘이다. 메뉴 이름이 단순한 이유는 동네 라멘집답게 쉬운 이름으로 지었고 사이드 메뉴로 각종 튀김도 판매하고 있다.
장 대표는 “라멘 안에 있는 재료 하나하나 다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일반 라멘 차슈는 삶아서 판매하지만 저희는 제주도산 흑돼지 고기를 갈비처럼 졸여 만든다”며 “잠옷 차림으로 슬리퍼를 끌고 오셔서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따뜻한 라멘 한 그릇을 드시며 편안하게 쉬다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아이템을 발굴해 판매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것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비버의 숲’이란 요식업 회사를 차려 아이템을 창안해 어디서, 어떻게 판매할지 계획한 후 직원들에게 운영을 맡긴다고 한다.
현재 창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겐쇼 심야라멘’의 근처 건물들을 매입해 술집이나 다른 음식점을 열고 자신이 만든 브랜드의 복합문화거리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한다.
속초 ‘주오일 심야라멘’은 매주 화·수요일 휴무이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운영한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자정까지만 문을 열고 있다.
이의범 인턴기자
정달권 대표와 아내 정다해씨가 ‘주오일 심야라멘’ 주방에서 익살스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