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단풍철 설악산을 찾는 관광객의 ‘주말 집중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주중에는 관광객이 크게 줄어 단풍특수를 기대했던 설악동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상인들은 2010년 이후 당일 관광객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여파로 단체관광객이 크게 줄어드는 대신 가족 단위 위주의 일반 관광객들의 ‘주말 당일 관광’이 늘어나면서 단풍특수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설악동의 경우 지난 2010년 이후 주5일제 근무와 수도권과의 접근교통망 개선 등으로 무박 관광객이 늘어나고, 관광패턴이 ‘당일 관광’ 위주로 바뀌면서 주말 관광객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단풍관광객 주말 집중=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본격적인 단풍철이 시작된 지난달 1일부터 24일까지 설악산 전체 탐방객은 31만9,000여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주말과 휴일에만 단풍관광객이 몰릴 뿐, 주중에는 탐방객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단풍철이 시작된 지난달 첫째 주의 경우, 금요일인 1일 입장객은 5,077명이었지만 2~4일 이어진 개천절 연휴 기간에는 4만3,158명이 입장해 단풍을 즐겼다.
둘째 주에도 평일인 화~금요일 4일간 설악산 전체 탐방객은 1만1,687명인데 비해 9~11일 이어진 한글날 연휴 기간에는 평일(4일간)보다 4배 많은 5만5,800여명이 입장해 설악산이 북새통을 이뤘다.
단풍이 점점 하산해 평일에도 관광객이 몰리기 시작한 셋째 주에도 주말 집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주말(16일, 2만4,779명)과 휴일(17일, 2만1,541명) 이틀간 탐방객은 4만6,320명으로 평일인 12~15일(4일) 입장객 3만7,182명보다 9,100여명이 더 많았다.
평일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지난주에는 월(18일)~금요일(22일) 5일간 6만7,100여명이 설악산을 찾았으며, 주말(23일)과 휴일(24일)에도 5만2,800여 명이 설악산에서 단풍을 즐겼다. 이 기간 주말과 휴일 1일 평균 탐방객은 2만6,400여명으로 평일 1일 평균 1만3,400여명보다 두 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나, 단풍 하산에 따른 평일 관광객 증가에도 ‘단풍철 주말 집중 현상’은 여전했다.
이렇다 보니 주말과 휴일에는 오전 7시부터 단풍관광차량이 밀리면서 설악산 진입도로 일대가 오후 늦은 시간까지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주중 장사 기대 못해”=지난달 27일 오전 설악동 B지구 상가 앞 설악산 진입도로. 오전 10시가 되자 이 일대 도로는 목우재터널 쪽에서 밀려드는 차량들로 정체현상이 빚어졌다. 소공원주차장 쪽 도로가 막히면서 차량들은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B지구 주차장 앞에서는 속초시 공무원들과 모범운전자 회원들이 차량들을 B지구 주차장으로 유도하느라 애를 먹고 있었다. 하지만 C지구는 설악교 통제로 관광객이 크게 준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부터 단체관광객들의 발길마저 뚝 끊겨 썰렁했다.
B지구의 한 상인은 “C지구는 코로나 여파로 단체관광객이 없어 타격이 크지만 우리 B지구는 지난해와 비슷한 것 같다”며 “하지만 단풍관광객이 주말에 집중되면서 주중은 한산해 그리 큰 재미는 없다”고 했다.
엄산호 설악동번영회장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여파로 단체관광이 사라지고 가족 단위 위주의 일반관광이 늘어나면서 주말 당일 관광이 더 확대돼 단풍철인데도 주중 장사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올해 단풍관광객이 주말 휴일에 더 집중되면서 상인들도 주말 장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설악산 단풍이 비선대 부근까지 내려오면서 지난달 27일 오전 평일인데도 단풍관광차량들로 설악동 B지구 상가 앞 도로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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