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초 교동 진영수씨
왼쪽 편마비로 거동 불편…홀로 생활
진영수(67, 가명) 씨는 뇌졸중으로 인한 불편한 몸으로 속초 교동 지인의 가게에 딸린 방에서 홀로 겨울을 나고 있다. 주공2차 아파트에 살았으나 갑자기 집을 비워줘야 했고 당장 갈 곳이 없어 지인이 운영하는 중고물품 매장의 2층 방에서 임시로 지내게 됐다.
경기도 지역에서 건설업에 종사하고 주류사업과 농장 관련 사업도 했던 진 씨는 2009년 심근경색에 이어 2014년에는 뇌졸중까지 와서 쓰러지면서 인생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당시 의사가 일어나지 못할 거라고 말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병원비가 걱정 돼 여주의 한 요양병원으로 옮겼다. 요양병원에 있는 동안에 부인은 자녀(1남 1녀)들과 함께 떠났고, 그는 홀로 남게 됐다. 부인과 자녀들과는 연락이 끊어진지 오래다.
진 씨는 요양병원에서 6개월가량 지내다 2015년 초 속초로 왔다. 뇌졸중으로 인한 왼쪽 편마비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다. 걷기는 하지만, 다리를 끌듯이 걷다보니 자주 넘어지곤 해서 일을 할 수가 없다. 목욕탕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잠시 일을 하기도 했지만, 몸이 불편해 계속 할 수가 없었다. 재활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가려고 해도 걷는 게 힘들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진 씨는 왼쪽 편마비에 고혈압과 당뇨까지 앓고 있어 약으로 버티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여서 병원 진료비와 약값은 들어가지 않지만, 수급비 54만원으로 집세를 내고 생활하기가 빠듯하다.
그는 현재 주공임대아파트에 입주 신청을 해놓고 집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임대아파트에 들어가게 되면 300만원 가까이 되는 임대보증금과 월세와 관리비로 월 20만원가량을 내야하는데다 세탁기, 냉장고, 이불 등 생활용품이 아무것도 없어 모두 새로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수급비를 아껴 조금씩 돈을 모으고 있지만, 얼마 되지 않는다.
식사는 속초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주일에 세 번씩 가져다주는 반찬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있다.
속초종합사회복지관 임혜옥 과장은 “지인의 방에서 생활하고 있는 어르신이 임대아파트에 입주해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경제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속초종합사회복지관 임혜옥 과장이 지난 8일 진영수 씨를 상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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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군 현남면 남애리 김숙진 씨
세상 떠난 남편 대신 3남매 홀로 키워
“남편이 세상을 떠나 아이들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앞날이 막막해요.”
양양군 현남면 남애리의 김숙진(가명, 42) 씨는 남편이 올해 7월 자전거 사고로 세상을 등져 홀로 힘들게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일찍 결혼한 탓에 성인이 된 첫째 아들은 군 복무 중이고, 현재 집에는 고등학생인 둘째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막내딸과 함께 힘든 삶을 버텨내고 있지만, 오히려 엄마를 걱정하는 철든 아이들을 볼 때면 하염없이 눈물만 흐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 씨는 아이들에게 줄 음식을 만들다 큰 화상을 입어 전신의 30%를 이식하는 큰 수술까지 받아 일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히 지난달 한부모 가정으로 지정돼 20만원 정도가 지급되지만, 가족의 한 달 생활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고등학교 2학년인 둘째 아들은 한창 공부해야 할 때지만 조금이나마 생활비에 보탤 요량으로 학원을 끊고 편의점 아르바이트에 나서 엄마의 마음은 더욱 미어진다.
“학교에서 돌아와 곧장 편의점으로 간 아들이 밤늦게 돌아와 곤히 잠든 모습을 볼 때면 눈물밖에 안 나와요. 부모가 돼서 정말 죄짓는 것 같아 자식들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한 마음뿐이에요.”
엄마는 그래도 고등학교는 공부하면서 마쳐야 한다며 알바를 줄이라고 하지만, 일찍 철이 든 둘째 아들은 괜찮다면서 오히려 엄마를 위로해 또 눈물을 짓게 한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막내딸은 학원은 다니지 못하고 근근이 학습지만 하고 있고, 먹고 싶은 음식이나 갖고 싶은 예쁜 장식품이 있어도 사달라고 하지 않아 김 씨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그래도 오빠는 여동생을 알뜰살뜰 위하며 얼마 안 되는 자신의 용돈을 한 푼 두 푼 아껴 가끔씩 군것질거리를 사주면서 돈돈한 남매의 정을 나누곤 한다.
한 달 생계비 100만원으로 근근이 버티며 김숙진 씨는 허드렛일이라도 찾아 나서고 있지만, 심한 화상으로 인해 땀을 흘리면 곧바로 감기에 걸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추운 겨울 안정된 일자리를 찾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양양군 드림스타트 관리자가 김숙진 씨를 따뜻하게 위로하며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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