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과정에서 오류가 있어, (본 주제에 대한) ‘1회분’ 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정하고자 하오니 양해 바랍니다. 첫 문장 “그러나 (중략) 기초한”까지를 삭제합니다. 첫 문장은 “빈센트 반 고흐가”로 시작됩니다. <편집자 주>
근대사회 성립과 더불어 두드러지게 부각되는 개념이 ‘소외(疎外)’이다. 현대 인간은 과거보다 더 많은 소외를 느끼며 살아간다. 여기서 인간소외란 인간이 본질적으로 지닌 인간성을 상실하여 비인간적 상태에 놓이는 것으로 보편적으로 무력감, 무의미성, 무규범성, 문화적 소외, 사회적 고립, 자기소외 등의 의미를 포함한다. 즉 인간이 존엄성을 지닌 개인으로 대우받기보다 언제나 대체 가능한 기능인으로 취급당하는 일이 늘어나게 되었고, 경제적 효율성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전락 되었다. 존엄한 존재로서의 인간의 지위가 위협받게 된 것이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함에 따라 인간생활의 여러 면이 지나치게 기계화되고 자동화되어 기계가 인간의 위치를 침범하고, 나아가 인간이 기계에 예속되었다는 점이다. 기계에 의해 인간의 노동이 대체되기 시작한 19세기부터 나타난 기술에 대한 반감이 기술의 고도화에 따라 더욱 심해져서 이에 이르게 된 것이다.
퇴니스는 《게마인사프트와 게젤사프트》에서 근대사회에서 인간결합의 원리로서 이기심에 근거한 이해타산적 심리의 우세는 게젤사프트적 ‘선택의지’를 우세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근대사회로 들어오면서 이미 이기주의의 충동에 의해 공동체적 연대로부터 분리되어 버린 인간은 일체성과 정감이 넘치는 게마인샤프트적 ‘본질의지’에서 이탈하여 ”모든 결합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 분리되는“ 그리하여 ”각 개인은 그 혼자로서 고립되어 있으며, 자기 이외의 모든 사람에 대하여는 긴장상태에 놓여 있는“ 이 게젤샤프트에서 생활하게 되며, 이러한 게젤샤프트적 요소의 강화는 근대사회에 있어서의 소외를 필연적으로 가져오게 되었다고 보았다.
소외에 대한 구체적 개념은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으로써 ‘노동의 소외’에서부터 출발한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노동은 인간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활동이자 보편적인 삶의 활동으로, 노동 과정은 인간 삶의 특정 형태와는 무관하며, 인간 삶의 모든 사회적 형태의 공통된 것으로, 특정 사회에서만이 아닌 모든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는 삶의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하의 노동은 자발적·창조적이기보다는 강제적이며, 노동자는 노동과정을 거의 통제할 수 없으며, 노동의 산물은 타인이 전유(專有)함으로써 노동자를 소외시키는 데 사용되고, 노동자 자신은 노동시장에서 하나의 상품이 된다고 보았다. 즉 인간소외란 인간 각 개인들의 행위가 초래한 사항이 오히려 그들로부터 분리되고 주체가 되어 그들을 지배하는 상태로 보았다.
제레미 리프킨은 《노동의 종말》에서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이 수많은 블루칼라 노동자들과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을 실업자로 만들어 가까운 미래에 제2의 러다이트 운동(기계 파괴 운동)이 벌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초기 산업 기술의 등장으로 인류는 힘든 노동의 수고를 덜 수 있었지만, 첨단 기술 도입으로 인간의 정신노동의 영역마저 기계들에 의해 대체되면서 인류는 노동으로부터의 소외, 노동으로부터의 추방이라는 암울한 미래를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동기계들이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게 된다.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지능화된 자동기계들이 도처에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으며, 기계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노동자들은 가차없이 해고될 것이다.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선의 사고에는 노동이 가지고 있는 인간적 요소들이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다. 오로지 이윤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노동’이 평가되고 있으며, 노동자는 오직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기계의 부속품 정도로 취급되고 있다. 결국 ‘노동’에 대한 이러한 왜곡된 인식은 기계보다 효율성이 낮은 노동자를 가차없이 기계로 대체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첨단 기술의 발달과 함께 사실상 시장 부분의 대량 노동이 모든 산업 국가에서 사라지는 ‘노동의 종말’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계속>
이종식 국제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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