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현내면 대진리 소재 고성평화지역아트센터(관장 이진수)가 지난 20일부터 아카데미 수강생 13인의 사진전 ‘마음으로 본 시시콜콜한 일상 이야기들’을 열고 있다.
다음 달 2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이영숙, 정광섭, 이순재 등 13인의 사진작가의 작품 30여 점이 선보였다.
전시를 기획한 이진수 관장은 “‘이것이 예술이며, 이러해야 예술작품이다’라는 특정한 기준을 정한 것은 없다. 19세기 미술가인 뒤샹은 미적 아름다움이 전혀 없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남자 소변기를 ‘샘’이라는 이름을 붙여 전시한 일화가 있는데, 이 사건이 ‘예술의 본질과 정의’에 대한 신선한 화두를 던졌다”며 이번 전시회 기획 의도를 밝혔다. 또한, 그는 20세기 최고의 예술철학자 아서 단토(1924~2013)의 책 <모든 것이 예술작품이 될 수 있는 세상임을 무엇이 예술인가>를 소개하며 “예술작품이란 보는 이들이, 소소하고 일상적인 것들 속에서, 그것에 감춰진 예술성을 깨달을 때, 일상은 곧 예술로 승화된다”고 덧붙여 말했다.
전시 사진은 사진전 주제처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주변 사물들과 늘 마주한다. 주마간산(走馬看山)처럼 스쳐 지나간 일상의 소재들은, 그러나 작가들의 관찰과 예리한 통찰력을 통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한다.
이영숙 작가의 작품 ‘차창 너머의 물방울’은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는 “사람의 눈은 3차원이고 카메라 렌즈는 2차원이다. 사람의 눈, 카메라 렌즈, 그리고 차창을 통해 본 바깥 물방울의 모습을 비 내리는 날에 담았다”며 “가쁜 숨을 잠시 고르고, 여기 우리와 함께 머물러 한 방울 물의 외침을 들어보라”며 자신의 작품을 소개했다.
작품 ‘하늘을 보다’의 정광섭 사진작가는 “언젠가 어릴 적, 학교 이름 공모에 ‘파란 하늘 중학교’라고 응모한 적이 있는데, 파란 하늘 아래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성장하고 빛났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요즘 일상에서 하늘을 보면 늘 파란 날이 아니다. 빛이 따듯한 모습, 구름과 안개로 가득 찬 회색빛 모습, 맑고 순수한 모습 등 항상 다른 모습의 하늘을 보게 된다”며 “변화무쌍한 하늘의 자유를 만끽해 보라”고 말했다.
이진수 관장은 “사진예술은 특별히 무언가를 과장해 아름다움 만을 보여 주는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들의 주변 이야기”라며 “13인의 사진작가가 평범한 주변 일상을 마음으로 바라본 후 자신들만의 언어로 재해석해 사진예술로 승화시켰다”고 말했다.
지산 기자 haareezee@hanmail.net
이영숙 작가의 ‘차창 너머의 물방울’.
정광섭 작가의 ‘하늘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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