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속초간을 연결하는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이 설악권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내는데 무려 29년이 걸렸다.
동서고속화철도는 1987년 노태우 대통령을 시작으로 역대 대통령 선거 때마다 대표 공약이었으나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번번이 좌절을 맛보다, ‘예비타당성 4수 도전’끝에 임기 내 강원도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박 대통령의 결단으로 성사되게 됐다.
동서고속화철도는 지난 2001년과 2010년, 2012년 세 차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낮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이행 약속으로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동서고속철이 2014년 예타 조사 대상으로 확정되면서 속초시를 비롯한 설악권 주민들은 30년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힘을 모았다. 2014년 12월 설악·접경지역 4개 시·군 시장·군수 협의회 구성을 시작으로 30년 숙원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에 돌입한 것이다.
도내 정치권의 1인 시위에 이어 6차례에 걸친 세종정부청사 연합집회, 삭발시위 등을 통해 동서고속철 조기 착공을 바라는 도민들의 염원이 표출됐다.
새해 들어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사업이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지역사회에 팽배했다. 여기에 기획재정부가 지난 4월 18일 동서고속철의 비용편익 논의를 중단하고 정책적 분석(AHP)에 들어가겠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예타 결과 발표를 앞두고 동서고속철을 민자 유치 검토사업에 포함시키면서 또 다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일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며 “춘천~속초 철도 사업처럼 수십 년간 주민들이 애타게 원하는데도 과거의 틀에서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했던 사업들이 있다. 이런 사업들이 새로운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만들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전환점을 맞게 됐고, 마침내 11일 확정 발표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동서고속철사업 추진 확정과 함께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국가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겠다”며 ‘민간 자본 유치설’을 완전히 잠재웠다.
지난 2월 세종청사 동서고속철 조기착공 촉구 연합집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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