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재발견, 필자가 탐문하여 찾아서 마침내 지난 2월 25일 청간정에 이관한 두 개의 칠언율시(七言律詩) 시판(詩板)에 대한 해역문이다. 초대 대통령 우남(雩南) 이승만 박사의 한시(漢詩)와 그에 화답한 봉화(奉和) 한시의 해역문이다. 시판은 1953년 5월 15일 이승만 대통령이 청간정을 방문하여 하사한 한시와, 그에 동해유림(東海儒林)일동이 화답한 한시를 청파(靑坡) 전형윤(全亨胤)이 글씨로 남겨 각자(刻字)한 것이다.
먼저 청간정(淸澗亭)의 해역문이다. 문헌검색과정에서 필자는 1994년 고성문화원 부원장을 지낸 심규섭(沈奎燮)의 수성지(水城誌)에서 해역문을 찾았는데 秦(晉), 人管(管人), 與(興), 一任(今日) 4곳에서 오류를 발견했다. 그 다음 2016년 박기봉 편역의 ‘우남 이승만 한시집’에서 ‘간성의 청간정에서(次杆城淸澗亭韻)’가 수록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마침내 1958년 공보실에서 펴낸 아주 작은 소책자 우남시선(雩南詩選)을 찾아냈다. 고문서 48, 49쪽에 원제목 차간성청간정운(次杆城淸澗亭韻)을 노산(鷺山)이은상(李殷相)이 역시(譯詩)한 해역문이다.
半島東邊地盡頭/蓬萊咫尺是瀛洲/秦童昔日求何藥/漢帝幾時夢此樓/濊貊靑山當戶立/扶桑紅日入橌浮/亂中風月無人管/一任漁翁與白鷗/癸巳 雩南
동으로 바닷가 땅이 다한 곳/봉래니 영주니 예가 아닌가/진시황 무슨 약을 구하였던고/한무제도 이 다락을 꿈꾸었으리/예맥 땅 푸른 산들 앞에 둘리고/부상의 아침 해 솟아 오른다/난리 때라 이 좋은 경 주인이 없고/어부랑 백구에게 맡겨버렸군/계사 우남
여기서, 봉래(蓬萊)는 금강산, 진동(秦童)은 동해바다 삼신산의 불로초를 캐오라 진시황이 보낸 동남동녀, 예맥(濊貊)은 예맥족의 강원, 부상(扶桑)은 동해신목이 있다는 일출장소이다. 다음은 이번에 발견한 봉화(奉和) 한시의 해역이다. 우남의 청간정 한시에 동해유림일동(東海儒林一同)이 화답한 것이다. 제7연에 ‘양양군(襄陽郡)’은 1963년 행정구역개편 전까지 토성면이 양양군에 속했기 때문이다. 아래는 김광섭 고성군 향토사학자가 해역한 전문이다.
奉和李大統領談/大統領詩會口頭/至今淸澗便瀛洲/江山增彩留雄筆/天地放光國父樓/雪岳精靈名勝出/寶文瑞書碧室浮/特蒙德化襄陽郡/無事庶民伴白鷗/東海儒林一同
이태통령 시에 화운/대통령 시가 입에 맴도니/지금 맑은 시내가 영주가 되네/강산 채색 더해 필체 웅장하고/천지광명 발해문루 세우네/설악의 정령이 명승지에서 나오고/보문의 서서가 벽실에 떠오르네/특별히 덕화 입은 곳 양양군이니/무사한 서민들 흰 갈매기와 짝하네
청간정은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2호로 관동팔경 가운데 으뜸이다. 지역민은 물론 국민 모두가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소중한 자산을 영원히 보존하는데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철재
경동대 평생교육대학 학장
청간정(왼쪽)과 봉화(오른쪽) 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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