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문제를 제기한 지 2년, 그리고 시민들의 헌신적인 도움을 받아 감사원을 직접 방문하여 공익감사를 신청한 지 1년이 넘은 지난달 23일 감사원의 감사보고서가 홈페이지에 공개되었고, 청구인과 피감기관에 우편으로 각각 발송되면서 감사가 종료되었다.
감사원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2020년 1월 31일 속초시 관광과에서 공고한 속초해수욕장 관광테마시설 민간사업자 제안 공모에서 해당 공무원들이 참여업체들의 서류를 모두 받은 후 특정업체가 기존 방식대로 평가할 경우, 공모지침서의 내용에 따라 탈락할 것을 알았고, 이 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게 할 목적으로 임의대로 평가방식과 배점을 바꿔, 기존방식대로 평가를 했다면 탈락했어야 할 회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게끔 했으며, 그 비위의 정도가 심해 중징계(정직처분)하라는 내용이다.
감사보고서의 내용은 이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기했던 청구인측의 입장을 모두 인용한 것이고, 위법 과정에 대한 정황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감사보고서에는 기밀성과 보안을 위해 기술하지 않았지만, 해당 공무원들의 위법행위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사요청을 함께 했다고 한다. 7월 4일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수사관들이 법원에서 발부된 영장을 제시하고, 속초시 해당 공무원들의 서류를 포함한 자료 및 휴대전화를 압수해 가는 충격적인 일까지 벌어졌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사안의 청구당사자인 필자는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속초시 행정에 대한 견제 역할을 시민들께 부여받은 시의회 의원이 공모지침서를 근거하여 해당회사의 재무제표와 법인사무실 및 법인구성원에 대해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며 의혹을 제기했을 때, 지금 사업을 하고 있는 이 회사의 지위는 우선협상대상자였을 뿐이다. 우선협상대상자라는 것은 공모에서 1위를 했지만, 실시협약을 맺기 전까지는 단순히 협상대상자이고, 속초시 해당부서는 계약 과정까지 우월적 지위에서 여러 부분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의회 의원이 문제제기를 하면, 상식적으로 의원과 속초시 해당부서 나아가 속초시의회가 함께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함께 공동대응을 통해 조사를 하고 잘못된 부분이 확인되면 이 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하고 공모사업 전체를 바로 잡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속초시장과 해당부서는 정반대의 행동과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필자를 향해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하고 발목 잡는 의원으로 폄훼하기도 하고 김철수 시장과 시의회 민주당의원(유혜정 의원 제외한 4명), 해당부서는 문제가 많은 이 선정업체와 원팀이 되어 비논리적 답변과 반박으로 시민들을 무시했다,
심지어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 회사와 실시협약까지 하고, 전체 건물에 대한 준공을 하기도 전인 올해 3월 급하게 대관람차를 먼저 운영시키는 무리수까지 두었다. 감사 마무리 시점에 속초시는 요금관련 조례안을 의회에 가져와 업체가 3월에 대관람차를 먼저 오픈해야 한다고 하니 의회에서 조례를 통과시켜 달라고 했다. 주시설 건물은 준공도 안 된 상태에서 말이다. 예정대로 민주당 시의원 4명은 부서의 요구대로 이 조례를 통과시켜 줬다. 그 과정에서 민주당 소속 시의원 1명은 안건에 대해 반대를 했고, 국민의힘 2명의 의원은 항의하며 퇴장을 했다. 시민이 부여한 임무마저 배신한 속초시장과 해당 공무원들, 찬성 민주당 시의원들은 시민들께 진솔하게 사과해야 할 것이다.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이 사안의 끝이 아니고 더 많은 숙제를 줬다. 탈락업체를 1위로 만든 그 위법행위가 단독의사 결정권한이 없는 담당과장과 팀장선에서 이루어졌다고 믿은 시민은 한 분도 없을 것이다.
2년이 넘는 문제제기 과정에서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한 적이 있지만, 그 과정에서 시민들께서 응원해주시고 믿고 기다려주신 덕분에 감사를 통해 위법이 밝혀지게 된 것 같다. 앞으로도 시민들과 함께 이 사안의 진실을 규명하고, 속초시민들의 재산을 돌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투명한 공직사회의 문화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을 반복적으로 속여 온 징계대상자인 과장과 당시 팀장은 시민들께 석고대죄하고, 이제라도 수사기관을 통해 진실을 말할 것을 주문한다. 그리고 김철수 전 시장은 이 사안에 대해 시민들께 사과하고, 당시 시정의 최종 책임자로서 직접 책임질 것을 엄중히 주문한다.
강정호
강원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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