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의 남서쪽 끝자락, 인제군과 맞닿은 곳에 위치한 꿀벌식당은 함덕만(87)·김승순(73)씨 부부가 지난 1980년 개업해 반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여행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43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부부는 “우리 식당을 찾은 손님들이 음식 맛이 정말 좋다고 하면서 다음에 또 올게요 하고 갈 때 기분이 좋고 삶의 보람을 느낀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부부는 처음에 고성과 인제의 경계에 있다는 뜻의 ‘군계식당’으로 식당을 오픈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주방장 김승순씨의 손맛은 한 번 방문한 고객들을 다시 찾게 만들었다. 이때 음식맛이 꿀처럼 달다 해서 고객들이 지어준 이름이 바로 ‘꿀벌식당’이다.
“음식 맛은 재료에 달려 있는 것 같아요. 산나물은 거의 대부분 고성에서 나는 것들이지요. 청국장도 직접 만들고 있어요.” 음식맛의 비결에 대해 김씨는 이같이 말했다.
“음식은 무엇보다 맛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맛있어야 잘 먹고, 잘 먹어야 건강을 지킬 수 있지요.” 90이 가까운 나이에 비해 매우 건강해 보이는 함덕만씨는 아직도 장을 보거나 산나물을 채취하는 일을 직접 하면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에서 온 이미선씨는 진부령을 넘어 고성에 올 때마다 ‘꿀벌식당’을 찾는다고 했다. “양념이 적절히 배인 더덕이 아삭아삭 바삭바삭 씹히는 것이 입맛을 돌게 해줘요. 식당 아주머니가 직접 만드신 청국장은 담백하고 고소해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지요.” 점심으로 더덕구이를 먹고 난 이씨는 매우 만족해 하며 김승순씨의 음식맛을 칭찬했다.
“항상 맛있게 잘 먹고 갑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셔야 해요. 그래야 다음에 또 와서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까요,” 식사를 마친 다른 테이블의 여행자가 나가면서 김씨에게 말했다.
“우리 막내 딸이 저보다 음식을 더 잘해요. 그래서 믿고 맡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반세기를 이어 온 식당이 딸에게 전승돼 앞으로 100년, 변치 않는 맛집 식당으로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간성읍 흘3리(진부령로 422)에 위치한 꿀벌식당을 반세기 동안 운영해 온 함덕만 김승순 부부는 오늘도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로 여행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지산 기자 haareezee@hanmail.net
함덕만·김승순 부부.
더덕구이·청국장 세트 메뉴의 정갈하고 담백한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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