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를 통해 양양국제공항으로 들어온 베트남 탑승객이 무더기로 잠적해 하노이와 호치민 노선 운항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같은 사실은 베트남 외교부장의 발표를 베트남 현지 매체가 인용해 보도하면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무단 이탈자는 모두 51명으로 법무부 출입국사무소와 강원도 등이 행적 추적에 나서고 있다. 이번 사태가 코로나19 이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 양양국제공항의 국제선 운항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양양국제공항 무사증 입국제도는 지난 6월부터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몽골은 10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해당 국가 주재 재외공관이 지정한 전담여행사를 통해 모집한 단체관광객이 같은 항공기 편으로 양양국제공항에 입국하면 전담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15일 내에서 강원도와 수도권을 여행할 수 있다. 정해진 체류기간을 넘기면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다. 이번 무단 이탈이 불법체류를 목적으로 한 전문 브로커에 의한 ‘기획 입국’ 가능성이 큰 만큼 해당 국가와 공조해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무사증 제도는 양양국제공항의 국제선 활성화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강원도가 법무부에 건의해 도입됐다. 한편으로는 무단 이탈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관계기관과 여행사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됐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무사증 제도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강원도는 베트남 현지 여행사에 관광객 모객 시 무단이탈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달라고 요청하고, 국내 여행사에 대해서도 관광객 관리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법무부는 무단이탈 관광객이 입국자의 10%를 넘는 여행사는 전담 여행사 지정을 취소할 방침이다. 무사증 제도는 시행 결과를 평가해 1년 단위로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무단 이탈이 발생하면 중단될 수도 있다. 관계기관과 항공사, 여행사가 머리를 맞대고 무단 이탈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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