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가 적용되는 양양국제공항의 베트남 2개 노선이 최근 현지 국적의 탑승객 무단 이탈로 잠정 중단된 가운데 오는 12일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지난달 13일과 14일 플라이강원이 잇따라 취항한 양양-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 2개 노선은 첫 운항 당시부터 예약률이 99%에 달하는 등 인기 노선으로 전망됐었다. 특히, 플라이강원이 정부의 인 바운드 지정 공항 활성화에 발맞춰 베트남 현지 관광객 운송을 중점적으로 진행하면서 현지 랜딩사와의 협업을 통해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베트남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 등이 한국 관광을 위해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베트남 국민 100여명이 연락 두절 상태라고 밝힌 베트남 외교부장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하면서 양양공항으로 입국한 베트남 관광객들의 무단 이탈 실태가 드러났다.
이에 따라 법무부 출입국사무소와 강원도, 플라이강원 등이 베트남 단체 관광객 무단 이탈자 확인에 나섰고, 현재 51명이 연락되지 않아 관계기관이 실제 주거지 추적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단체관광 모객 여행사를 통해 무사증으로 양양국제공항을 거쳐 한국에 입국, 최대 15일 동안 제주도 및 강원도와 수도권을 패키지상품으로 여행할 수 있다. 현재 연락 두절된 51명은 불법 장기 체류를 목적으로 자취를 감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법무부와 한국공항공사, 강원도 등 관계기관과 플라이강원은 베트남 정부의 확인 과정을 바탕으로 무단 이탈자 수소문에 나서는 동시에 지난달 26일부터 두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고 무비자 관광제도를 악용한 불법체류 시도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강원도는 베트남 현지 여행사에 관광객 모객 시 무단 이탈 가능성을 면밀하게 살펴 위험성을 줄일 것과 국내 여행사에 대해서도 단체 관광객 관리 강화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법무부는 무단이탈 관광객이 입국자의 10%를 넘는 여행사는 인 바운드 전담 여행사 지정을 취소할 방침이다.
제주국제공항에 이어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무단 이탈 사건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베트남과 한국 현지 여행사들의 실태를 종합하면, 무단 이탈자들은 보통 브로커에게 1만 달러(한화 1,500만원) 이상을 보증금으로 납부하고 단체 관광객으로 위장해 입국한 후, 종적을 감춘 채 한국에서 일거리를 찾아 장기 불법 체류하면서 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이들이 목돈으로 보증금을 주고 들어오기 때문에 처음부터 불법 체류가 목적이라는 것을 알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국내 여행사들이 관계기관들과 촘촘한 관리 체계를 구축해 무단 이탈을 방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사증 입국자들의 무단 이탈이 제주국제공항에 이어 양양국제공항에서도 발생하자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관계 당국은 베트남 정부와의 공조 체제 강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편, 양양국제공항의 무비자 입국제도는 내년 5월까지 시행될 예정이며, 플라이강원과 여행사들은 이번 무단 이탈 사건이 양양공항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양양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베트남 단체관광객들의 무단 이탈이 발생해 관계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