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벼농사가 사상 최대 대풍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역농협들은 벌써부터 쌀 판매에 고심하고 있다.
양양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올해 벼농사는 모 1주당 1,600∼1,700알의 이삭이 맺혀 지난해 1,500알보다 10% 가량 많이 달린 것으로 확인됐다. 껍질을 벗긴 순수 쌀알을 기준으로 지난해에는 논 300평당 542kg을 소출했지만, 올해는 600kg정도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올해 벼농사가 사상 최대 풍작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지만, 벼를 수매할 지역농협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지난해 수매한 재고 쌀도 처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현재 양양관내 지역농협들의 2015년산 일반벼 자체 수매 및 판매현황을 살펴보면, 양양농협은 1,758톤을 수매해 1,460톤을 판매, 200톤가량의 재고가 쌓여 있고, 1,131톤을 수매한 하조대농협도 860톤을 판매해 200톤이 남아 있다.
강현농협도 200톤의 재고량을 쌓아놓고 있으며, 가장 적게 수매한 서광농협만 재고량이 없는 상태이다.
양양관내 지역농협들의 쌀 재고량 증가는 매년 수매물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과 비교해 양양농협은 222톤, 강현농협은 298톤, 하조대농협은 66톤, 서광농협은 20톤 등 총 600톤을 더 수매했다.
이렇다보니, 지역농협들의 산물벼 수매 및 쌀 판매에 따른 적자 폭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여수신사업 부진과 맞물려 농협경영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양관내 4개 지역농협들은 지난 2014년산 쌀 수매와 판매로 평균 1억원 이상의 적자를 본데 이어 올해도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2억원까지 적자를 예상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올해도 이대로 사상 최대의 대풍을 기록하게 되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산물벼 수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지역농협들은 벌써부터 쌀 판매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 양양군지부와 4개 지역농협 조합장들은 전략회의를 갖고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농협들은 오는 9월 30일까지 전국 지역본부 및 시군지부를 중심으로 쌀 판매 투어를 실시해 신규 거래처 개척과 홍보 및 판매행사에 나설 계획이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사회단체, 음식점, 향우회 등에 지역 쌀 팔아주기를 홍보하고, 휴가지 및 직거래 장터를 활용한 소비촉진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창선 양양농협조합장은 “올해 대풍에 웃을 수도 그렇다고 울 수도 없는 상황이다”며 “지역농업인들이 땀 흘려 지은 쌀을 지역에서 먼저 소비해주는 배려가 정말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신창선 양양농협조합장이 추수를 앞두고 지난 23일 손양면 상운뜰에서 지난해보다 많은 낱알이 맺힌 벼를 들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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