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1. 고속화철도가 가져올 긍정적 효과
2. 고속화철도의 부정적 영향, 빨대효과
3. 고속화철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속초시 인구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8월말 기준으로 속초시 주민등록인구는 8만2,774명으로 한 달 사이에 496명이 늘어났고, 1년 전인 지난해 8월말에 비해 484명이 늘어났다. 속초시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여 2013년 470명, 2014년 677명, 2015년 440명 감소했는데, 올해 들어 처음으로 증가세로 반전된 것이다.
속초시 인구 증가는 최근 아파트 입주가 많아 전입자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건설 분양 중인 아파트 물량이 많아 속초인구는 더 늘어날 것이다. 내년 동서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 속초양양구간이 개통되면 서울에서 속초까지 1시간 40분대로 이동 가능하다. 여기에 서울 용산에서 속초까지 1시간 15분에 이동 가능한 동서고속화철도가 지난 7월 사업이 확정되었다. 이런 전망으로 속초인구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 확정되고, 속초인구도 증가세로 반전되었다니 얼마나 기쁜가. 하지만 이제 30년 숙원을 풀었다는 기쁜 마음을 가라앉히고 지역에서 향후 접근교통망의 변화를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를 냉정하게 모색해야할 때이다.
무엇보다 지난 7월 확정된 동서고속화철도는 그동안 철도망이 없었던 설악권 발전의 큰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미 개통된 지역 사례를 통해 볼 때 반드시 긍정적인 변화만 가져오지 않을 수도 있다. 서울과 수도권 대도시와의 접근 시간이 대폭 단축되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유입되고 인구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반면 지역이 대도시 경제권에 편입되면서 기존 지역상권은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KTX 고속철도 개통과 관련한 부정적인 영향으로 대표되는 ‘빨대효과(Straw Effect)’ 논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과연 동서고속화철도는 지역주민이 기대하는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득이 될지, 아니면 부정적인 영향이 있어 독이 될지 관련 논쟁을 근거로 한번 짚어보자.
서울 용산서 속초까지 1시간15분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이 확정된 지난 7월 11일 강원발전연구원에서 내놓은 정책메모를 근거로 이 사업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동서고속화철도는 춘천-화천-양구-인제-속초 구간을 잇는 93.95km의 단선 전철로 2010년 12월 개통된 서울(망우)-춘천구간 80.7km와 이어진다. 예상 사업기간은 8년으로 2024년 하반기 개통이 예상되며, 추정사업비는 2조631억원이다. 용산에서 춘천구간은 시속 150km, 신설 춘천-속초구간은 시속 250km로 30분 간격 하루 36회 운행하게 된다. 서울 용산에서 속초까지 1시간 15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속초까지 1시간 50분이 예상된다. 이용수요는 2030년 기준으로 1일 평일은 3만1,300명, 주말은 5만1,000명, 성수기는 6만5,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로 강원도에 2조3407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조623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2만1,208명의 고용유발효과, 2만2,972명의 취업유발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동서고속화철도는 유라시아실크로드(SRX) 실현의 시발점이 되어 향후 북방물류의 통로를 확보하게 되며, 인구 및 소득의 50% 이상이 집중된 수도권과의 연결을 통해 지역간 불균형 발전을 바로잡는 국토 균형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강원북부권의 지역개발사업 및 관광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게 되며, 춘천에서 속초까지 강원 동서축의 관광벨트를 구축하게 되고, 철도가 주말과 성수기 수도권 유입 도로 통행량을 분담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속초·고성·양양권은 동서고속화철도와 2017년 개통될 동서고속도로, 동해고속도로의 교통망 확충으로 양양국제공항이 새롭게 자리잡게 될 것이며, 속초항 크루즈와 항공, 철도가 연계되는 크루즈 관광개발의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철도가 동해선과 북한철도로 연결되면 중단된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계기로 설악-금강산 연계 관광개발 구상도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속철도가 바꾸어 놓은 국민생활
서울 수도권과 1시간대로 좁혀지는 동서고속화철도가 개통되면 설악권 주민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2014년 2월 한국교통연구원에서 내놓은 연구자료 ‘KTX 10년의 성과와 시사점’에서 추정해볼 만한 내용을 추려보았다.
KTX가 개통되면서 가장 큰 변화는 생활권역의 확대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출퇴근 거리라 하면 수원까지 의미하였지만, KTX 개통으로 짧게는 천안(30분), 길게는 대전까지 출퇴근 거리에 포함되었다.
KTX 개통으로 철도의 대중화 시대가 열려 언제든지 누구나 손쉽게 가는 철도여행이 일상화되었다.
KTX는 도시간 이동시간을 크게 단축시켜 서울-울산, 서울-부산 등 장거리 구간의 교통수단 분담을 50% 이상 맡게 되었다.
대량, 고속 수송이 가능한 이점과 전국 어디서나 접근이 가능하다는 특성으로 철도역이 새로운 비즈니스의 중심이 되었다. 서울역과 대전역, 부산역은 역사 회의실 임대 수익이 급증했다.
KTX가 정차하는 지방도시에서 세계적인 행사를 개최할 수 있게 되어 지방도시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일부 도시 KTX 주변 역세권은 지가가 상승했고, 일부 도시는 관광객의 증가가 확인되었다. KTX역을 중심으로 지역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동대구역과 연계해 개발하는 복합환승센터 건축사업(사업비 6,000억원)이 대표적 사례이다.
위 내용을 통해 보면, 동서고속철도 개통으로 고속철도의 교통수단 분담이 확실히 늘어나고 관광객 유입이 대폭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새로운 철도여행 상품이 활성화될 것이며, 철도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상업지역이 형성될 것이다. 접근 교통망이 좋아져 국제행사가 보다 용이하고, 철도역과 연계한 지역개발사업도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향후 북방물류 노선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으며, 속초항의 크루즈와 양양국제공항과 연계되어 상승효과를 보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빨대효과’로 대표되는 고속철도의 부정적 효과는 왜 제기되고 있는 것일까?
엄경선 설악닷컴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동서고속화철도사업 확정 후 지난 7월 21일 지역인사와 주민들이 거리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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