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동수 작가의 부인인 김주희(왼쪽) 씨와 아들 이하윤 씨가 갤러리 공간을 소개하고 있다.
작가의 양양중고 동문들이 이동수 갤러리가 다시 문을 열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탰다.
양양출신으로 시대를 앞서간 요절작가 고 이동수 화가의 갤러리가 지난달 29일 동아시아 최고(最高) 선사유적지인 양양 손양면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 근처에 공식 오픈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이동수 갤러리’로 명명한 이곳은 그의 생전 작품세계를 널리 알리는 동시에 글로벌 양양군의 문화관광 플랫폼으로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부인 김주희 씨와 아들 이하윤 씨가 지인들과 함께 새롭게 단장했다.
전체 90평 규모로 조성한 갤러리는 2동의 전시장으로 구성해 다양한 이동수 화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동선을 짰고,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이 지척에 위치해 연계 활성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곳에는 이 화가의 그림 30여 점이 전시돼 있다. 그 중에서도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 오산리를 떠올리며 그린 ‘플로어 볼’은 선사인들이 빚은 토기가 시공간을 초월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되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평론가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그의 작품은 고요함과 풍성함이라는 다소 모순된 이미지와 형상을 표현하기 어려운 회화에서 모두 비움이라는 원초적이고 단순한 미학으로 승화시키고 있으며, 현대미술계에서는 복잡한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그의 작품세계가 많은 의미를 시사한다며 높게 평가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지난 2019년 젊은 나이로 타계한 고 이동수 화가는 시대를 뛰어넘는 상상력을 자신의 작품세계에 담아내면서 현대미술의 선진국인 유럽과 중국 등에서 유명세를 탔고, 지난 2010년부터 해외무대에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당시 아트 파리에서는 VIP 오픈 1시간 만에 작품이 솔드아웃한 데 이어 비엔나와 바젤, 싱가폴 등지에서도 그의 수준 높은 작품을 알아보고는 이내 솔드아웃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앞서 지난 2018년에는 중국 상하이 현지 갤러리에서도 작품 10여점이 전부 판매되기도 했다.
이어 2019년 3월 홍콩 센트럴파크에서는 오픈 후 첫 작품으로 그의 그림이 판매됐고, 같은 해 9월에는 영국 회사가 주최하는 홍콩 아시아 컨템퍼러리 아트페어에서 아시아 대표로 조명받는 작가로 선정돼 홍보영상 메인 화면을 장식하기도 했으며, 미국 아트 마이애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었다.
양양중고 동문들 십시일반 후원
이런 고인의 수준 높은 작품들이 사장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부인 김주희 씨와 아들 이하윤 씨, 그리고 고인의 양양중(25) · 고(29) 동문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 다시 전시장 주변을 정비한 후 본격적으로 갤러리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
그의 동창인 김동수 청대초교 교장은 “우리 양양군이 일상 회복을 맞아 글로벌 거점으로 도약하는 상황에서 이동수 갤러리가 수준 높은 문화관광의 역량을 충분히 수행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동문들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게 됐다”고 말했다.
역시 고인의 친구인 이규형 속초양양교육장은 “양양이 낳은 이동수 작가의 수준 높은 작품세계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갤러리가 다시 오픈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앞으로 양양군의 문화관광 활성화를 견인할 수 있기를 거점이 되기를 고대한다”고 기대했다.
지난 1일 오전 전시관에서 만난 부인 김주희 씨는 “고향 양양군과 오산리를 그토록 사랑했던 남편의 작품과 평소 뜻이 관람객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운영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들 이하윤 씨도 “아버지의 평소 작품세계가 고향 양양군과 잘 매칭돼 글로벌 문화관광 플랫폼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잘 운영해 나가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지난 2020년에는 이동수 화가의 미술 열정을 사랑하고 작품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지인들과 심현종 당시 양양중고 총동문회장, 미술 후배인 한상석 동부아트소장 등이 중심이 돼 ‘고 이동수 화가 작품 지키기 후원회’를 결성하고 지역의 소중한 문화예술 콘텐츠로 확신시켜 나가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해 주목을 받았었다. 이동수 갤러리 입장료는 4천원이며, 커피를 주문하면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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