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서핑특구에 스마트 덧입혀 글로벌
발돋움
②‘제주서핑 스팟’, 국제관광 경쟁력 견인
③다변화하는 제주서핑 산업화 현주소
④프랑스 서핑거점 비아리츠의 경쟁력
⑤프랑스 서핑산업화의 글로벌 경쟁력
원동력
⑥‘액티비티, 포르투갈’ 서핑으로 도시
를 바꾸다
⑦포르투갈 국제서핑대회, 글로벌 관광
거점으로 견인
⑧국제서핑포럼으로 동해안 서핑 역사
쌓아가자
대서양 연접 35km 긴 해안선 서핑명소 자리매김…서핑해변 5개 스팟 사계절 성업
보드 하나로 온전한 ‘인생 쉼터’ 즐기며 전 세계서 서퍼 ‧ 관광객 불러 모아
지난 8일 프랑스 비아리츠 해변에는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한 서퍼가 나폴레옹 3세 부부의 여름 별장을 배경으로 기다리는 파도를 응시하고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휴양도시, 앙다이(Hendaye)의 비아리츠(Biarritz)는 남서부 누벨아키텐지방 피레네아틀랑티크주에 속한 인구 3만 미만의 양양군과 엇비슷한 기초자치행정구역이다. 대서양을 접한 프랑스 남부 도시로, 인접한 스페인 국경과는 고작 25km 떨어져 역사‧문화적으로는 바스크 지역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20세기 서핑과 요트 등 해양레저산업 발달을 기반한 대서양 연안의 고급 관광휴양거점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1959년 프랑스 최초의 서핑클럽인 ‘와이키키’가 해수욕장이 있는 그랑플라주 해변에 문을 열면서 20세기 유럽의 서핑 문화가 바로 프랑스 남서부 해양레저휴양지, 비아리츠에서 시작됐고, 각종 국제 서핑대회가 열리는 유럽 내 해양스포츠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프랑스 최초의 해수욕장인 ‘코트 다르장’(은빛모래 해변)을 거점으로 남북으로 길게 뻗은 서핑 해변들은 암초와 절벽 등 빼어난 풍광과 함께 나폴레옹 3세 국왕 부부의 별장(유제니성)을 비롯한 역사‧문화 유적이 더해지면서 가장 가고 싶은 휴양지로 손꼽힌다.
이런 연유로 지난 2019년에는 프랑스가 주최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려 더욱 유명해졌고, 앞서 지난 2017년 바이라츠 해변에서 개최됐던 ‘2017서핑세계선수권대회’ 때부터 우리나라 서핑 국가대표선수들이 참가하면서 인연을 맺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비아리츠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바스타(Basta) 암벽은 비아리츠 해변 초입에 위치해 있다. 한 비아리츠 관광객이 대서양 서핑 스팟이 한 눈에 보이는 곳에서 힐링하고 있다.
휴양에 서핑 접목 ‘젊음 도시’ 재탄생
비아리츠는 원래 고래잡이에 종사하는 어부들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었고, 겨울과 여름의 평균 기온이 8℃와 20℃의 온화한 해양성 기후 덕분에 18세기 들어서면서 요양지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대서양을 연접한 해안선 길이가 35km에 이르는 이곳은 당시에는 요트와 비슷한 배로 바다와 파도를 즐기는 초창기 해양레저 모습을 보이다, ‘현대 서핑의 아버지’인 하와이 출신 듀크 카하나모쿠가 1912년 전 세계에 서핑을 소개하면서, 프랑스령인 남태평양 폴리네시아의 작은 섬 타히티를 기점으로 프랑스 본토에 있는 비아리츠에도 서핑 문화가 서서히 상륙했다.
요트에서부터 시작한 이곳의 해양레저산업은 1959년 프랑스 최초 지정 해변인 ‘코트 다르장’과 연결된 그랑플라주 해변에 서핑클럽 ‘와이키키’가 문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면서 휴양과 접목한 서핑 거점으로 활성화 궤도에 올랐다.
고급 레저에 속하는 요트가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반면, 유서 깊은 비아리츠에 서핑이 도입되면서 누구나 보드 하나로 레저휴양을 즐길 수 있게 되자, ‘젊음의 해안 도시’로 재탄생하게 된다.
남프랑스의 서핑 거점인 비아리츠에는 바스크(Basques)를 비롯해 앙글레(Anglet), 비다르(Bidart), 게타리(Guethary) 생장드뤼즈(St Jean de Luz) 등 현재 5곳의 유명 서핑 스팟 해변이 자리해 사계절 내내 서퍼들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차를 타고 5분만 가면 앙글레(Anglet)에 위치한 ‘금빛모래 해변’(Plage de Sable d'or)과 ‘참치그물 해변’(Plage de la Madrague)이 서퍼들에게 인기가 높다. 금빛모래 해변은 현재 양양군의 서핑성지로 불리는 현남면 인구 · 죽도 서핑해변처럼 주차장, 놀이시설, 낭만 가득한 식당들이 해변 가까이 있어, 편리성이 높고, 해변도 넓어 남녀노소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서핑을 타도 되고, 아니면 대서양의 고운 포말의 파도를 바라보며 힐링만 해도 좋은 곳이다.
또 참치그물 해변은 드넓은 백사장 한가운데에 위치해 하와이나 타히티 등 남태평양의 서핑 스팟에 온 것처럼 착각이 들 정도로 열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비아리츠의 서핑 해변은 서프 웻슈츠와 서프보드 대여, 강습료를 포함해 40유로 정도면 1시간 30분을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다.
프랑스어를 못해도 앱으로 예약이 가능하고, 자신의 서핑하는 모습을 전문적으로 찍어주는 사진사도 있어, 역시 40유로 정도면 50여장을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
“2024년 파리하계올림픽 연계 특수 기대”
비아리츠의 경쟁력은 단순한 서핑 즐기기에 한정한 것이 아니라, 주변에 산재한 역사 · 문화 유적들과의 연계 시너지를 높이면서 휴양과 레저를 함께 만끽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길게 늘어선 서핑 해변 스팟을 거점으로 비아리츠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바스타(Basta) 암벽, 대서양의 밤바다를 밝히며 어부들의 길 안내를 하는 등대, 나폴레옹 3세가 스페인 출신 유제니 황후를 위해 1855년 비아리츠에 건축한 유제니 빌라(Villa Eugenie), 지금은 호텔 뒤 팔레(Hotel du Palais)라는 이름으로 비아리츠의 긴 해변을 내려다보는 관광명소다.
17세기 어부들의 항구였던 게타리(Guethary)는 현재는 뱃놀이를 즐길 수 있는 예쁜 항구로 탈바꿈했고, 항구 주변 내포와 해변에서는 해수욕을 즐길 수 있고 온천 스파로 유명한 캉보레뱅(Cambo-les-Bains)은 피로를 푸는 휴양명소다.
특히, 비아리츠의 서핑산업화를 이끌며 ‘시티 오션 비아리츠’는 서핑을 6D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면서 서핑AI 산업의 대명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의 프로그램은 서핑을 타지 못하는 남녀노소 누구나 들러 가상 현실 속에서 서핑을 타면서 예비 서퍼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서핑 타기가 실감 나게 적용됐으며, 1인당 15유로 정도면 6가지의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맞춤형 코스가 각광받고 있다.
또 1시간 30분 인근 지역인 포에는 1908년 운행을 시작한 케이블카(funiculaire de Pau)가 30도 기울어진 경사면을 따라 포 기차역에서 도시의 정상까지 승객들을 운반하고, 맑은 날에는 창문 너머로 피레네산맥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또 해발고도 905m의 륀 산(la Rhune)에 오르면 드높은 피레네산맥과 드넓은 대서양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경관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어, 비아리츠 여행의 가장 큰 정점으로 여겨 진다.
오는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서핑이 비아리츠가 아닌 프랑스령인 타히티(피카소가 말년에 머문 곳)에서 열리지만, 관광 시너지는 온전히 비아리츠의 몫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비아리츠 관광청 관계자는 “비아리츠는 대서양 서핑 스팟에 주변의 관광거점이 요소요소에 자리하고 있어, 프랑스 국내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며 “도시 안전도 좋은 데다, 해안과 산악의 교차관광이 가장 큰 장점으로 내년에 열리는 2024년 파리올림픽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아리츠 서핑 해변에는 서핑 샵과 카페가 양양해변처럼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일상 회복 발맞춰 서핑산업화 공들여
유럽 서핑의 시발점인 비아리츠의 해변 서핑이 관광산업으로 이어지면서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남프랑스의 핵심 도시인 보르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에 이어 지난 2019년에는 서핑 전시회를 별도로 마련해 기획 전시를 열 정도로 서핑산업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당시 전시회에는 서핑 기원과 역사, 전설적 서핑 스타들, 음악, 패션, 영화 등 서핑과 관련된 대중문화를 접목하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코로나19 3년의 긴 공백을 거친 비아리츠는 최근 일상 회복이 시작되자, 유럽 최고의 서핑 해변답게 지난해 겨울부터 서퍼들은 물론 아시아 관광객들까지도 방문해 대서양 서핑을 즐기는 추세다.
지난 8일 비아리츠 해변을 찾은 서핑 관광객들은 “대서양에서 서핑을 처음 탔는데, 우리나라 서해안처럼 바다가 멀지 않아 동해안 인구나 죽도해변 같은 느낌을 받아 편안하게 즐겼다”며 “파도도 고르게 밀려와 서핑을 재미나게 잘 탔고, 무엇보다 주변의 연계 관광지가 즐비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비아리츠를 여행했다”고 즐거워했다.
우리나라 수도권 관광객들이 매년 여름이면 동해안을 찾아 새하얀 포말에 일렁이는 푸른 바다를 보며 힐링하듯, 프랑스 남부 대서양 서핑거점 휴양지 비아리츠는 샤넬이 이곳에서 자신이 만들 향수의 내음을 연상시켰고,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이곳에 자주 머물며 “나는 비아리츠보다 매력적이고 멋진 곳을 알지 못한다”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인생 쉼터’로 전 세계 젊은 서퍼들과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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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동화되고 그 속에서 ‘쉼’ 찾아”
비아리츠 서핑 해변은 성업 중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서핑 샵을 운영하는 관계자가 잠시 시간을 내 인터뷰에 응하며 통역사로 참여한 박지영 씨에게 비아리츠 서핑 즐기기를 설명하고 있다.
비아리츠 해변 중심에서 서핑 샵을 운영하는 관계자는 “서핑이 주는 즐거움은 잘 탄다는 개념보다는 보드를 들고 바다로 들어가 즐긴 후에 다시 육지로 나올 때 모든 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것”이라며 “물 위에 떠 있다는 것 자체가 힐링이기 때문에 코로나19를 겪은 후 많은 방문객들이 서핑을 하면서 휴양을 만끽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겨울부터는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프랑스 국내는 물론 아시아 관광객들도 자주 찾고 있어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무엇보다 내년 파리하계올림픽과 연계해 서핑관광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인프라를 갖춰 나가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최근 한국 서핑 선수들의 활약상도 자주 접하고 있다는 그는 누구나 바다를 찾아와 바라보거나, 서핑하는 모습들을 보는 순간이 바로 ‘힐링’이라면서 바다라는 자연과 함께 동화되고 그 속에서 쉼을 찾으면서 온전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스포츠가 바로 서핑이고 역사적으로 세계의 관문인 대서양을 통해 남태평양의 서핑을 들여온 곳이 바로 비아리츠라고 피력했다.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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