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사격실업팀이 지난 16일 고성중고 백중관 사격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 고성군청 사격실업단을 만나기 위해 고성중고등학교 백중관 사격장 문을 열고 들어섰다. 선수들은 10m의 과녁을 두고 아무런 미동 없이 방아쇠만 움직였다. 소총을 왼팔로 받치고 두 다리는 꼿꼿이 뻗은 자세로 한 발 한 발 사격에 집중했다.
고성군청 사격실업단은 김현 감독이 지도하고 주장인 박하향기(27)를 비롯해 권소영(20)·심효정(20)·문영경(23)·안예은(21) 등 5명의 선수가 활약하고 있다.
지난 3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자카르타아시안컵대회에서 박하향기가 개인 2위와 안예은·양화경(기업은행)과 팀을 이룬 단체전 1위에 올랐다. 이어 같은 달 18~20일 3일간 인천에서 개최된 제24회 미추홀기대회에서 박하향기·문영경·안예은·권소영이 단체전에 참가해 4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창원과 대구에서 열린 2023 한국실업연맹 단체전과 제6회 대구시장배 단체전에서는 모두 아깝게 2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하향기는 양양출신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사격을 시작했다. 학교에서 선수들에게 주는 빵을 먹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현재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박하진(KT 사격단)이 누나다. 그는 “내년에 열리는 파리올림픽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내년 초에 열리는 선발전이 매우 중요하다. 꼭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앳돼 보이는 권소영과 심효정은 실업 1년 차 막내들이다. 권소영은 고성출신으로 고성중고를 거쳐 고성군 실업팀까지 이어온 고성 토박이 사격선수다. “고등학교에서 실업팀으로 올라오니 확실히 실력 차이를 많이 느껴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운동에 전념하고 있어요.”
심효정은 멀리 전주(전주상업정보고)에서 스카우트됐다. 어린 나이에 합숙과 고된 훈련으로 고향 부모님과 친구들 생각이 절실할 텐데 씩씩하고 당찬 모습을 보였다.
실업 4년 차인 문영경과 2년 차 안예은은 울산출신으로 사격선수들의 꿈인 ‘올림픽’ 출전을 위해 고성까지 달려왔다.
팀을 이끌고 있는 김현 감독은 고성출신으로 고성중고에서 사격선수로 활약했다. 김 감독은 “학교 다닐 때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래서 누구보다 선수들의 심정을 잘 이해해 언니처럼, 엄마처럼 선수를 대하고 있다”며 “고성군 사격실업단이 명문팀으로 자리잡고 선수들 모두 국가대표로 발탁돼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감독으로서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성낙규 기자
고성군 사격실업팀이 지난 16일 고성중고 백중관 사격장에서 훈련을 끝내고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김현 감독, 안예은·문영경·심효정·권소영·박하향기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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