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단풍과 단풍 절정이 지난해보다 늦은 가운데 다음달 1일부터는 설악산이 붉게 물들 것으로 예상된다.
설악동 숙박업주들은 가을 단풍철을 앞두고 경주 지진 이후 일선 학교들의 안전에 대한 문의전화가 이어져, 수학여행단 유치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기온 높아 단풍 늦어져”=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지난 21일 전화통화에서 “아직까지 단풍 상황이 나온 것은 없다”며 “기상청이 해마다 설악산 주요 능선을 중심으로 발표하던 단풍 하산 예보를 올해는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설악산사무소는 올여름 폭염과 9월 높은 기온으로 단풍이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기상여건으로 민간 기상예보업체들은 올해 설악산의 첫 단풍은 다음달 1일, 절정은 17일경으로 전망하고 있다. 첫 단풍은 산 전체를 기준으로 20% 가량의 단풍이 물들었을 때며, 절정기는 단풍이 약 80% 물들었을 때를 말한다.
지난해에는 9월 14일부터 설악산 정상부인 대청봉 일부 구간이 붉게 물들기 시작해, 25일께부터 첫 단풍이 시작됐다. 올해는 첫 단풍이 지난해보다 일주일 정도 늦어지는 셈이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작년 이맘때면 중청대피소 일대가 붉게 물들기 시작했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단풍이 시작됐다는 얘기가 없다”며 “하지만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 단풍 하산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했다.
본격적인 단풍철을 맞아 다음달 1~15일까지 중청대피소, 희운각대피소, 양폭대피소, 수렴동대피소 등 5개 대피소의 인터넷 숙박예약은 거의 완료됐다.
■수학여행단 안전문제 강화=설악동 숙박업소는 올가을 첫 단풍이 늦어지고 있는데다 일선 학교에서 경주 지진으로 수학여행단의 안전여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자, 혹시 예약 취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엄산호 설악동번영회장은 21일 전화통화에서 “설악동에는 현재 수학여행단이 취소된 것은 없다”며 “하지만 경주 지진으로 전국의 많은 학교들이 수학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엄 회장은 “설악동은 지진 피해가 없는데도 다음달 투숙 예정인 학교들이 여기 상황을 문의하가나 몇몇 학교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쪽이어서 숙박업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했다.
번영회는 10월과 11월에 20여개 학교가 설악동 숙박업소에 투숙할 예정이라고 했다. 설악동에는 전체 80여개 숙박업소 중 현재 20여개 업소가 영업 중이다.
엄 회장은 “올해는 단풍이 늦어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데다, 경주 지진으로 설악동이 뒤숭숭한 분위기”라며 “지난 24~25일 열린 산악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단풍 분위기가 살아나기를 기대한다”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올해 설악산의 단풍이 예년보다 늦어지고 있다. 민간 기상예보 업체들은 첫 단풍은 다음달 1일, 절정은 17일경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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