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지난 20일 시정 홍보 및 주민 소통 공간으로 활용해 오던 브리핑룸을 돌연 폐지하고 직원들의 휴식공간으로만 사용하기로 해 그 배경을 놓고 청내는 물론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한 시민단체가 지난 19일 청초호유원지에 건립 예정인 41층 호텔과 관련한 시 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브리핑룸의 사용 협조를 요청한 다음날 이뤄진 조치여서, 시가 시정 비판을 막기 위해 아예 브리핑룸을 폐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와 속초경실련에 따르면 경실련은 19일 41층 호텔 건립과 관련한 속초시 행정 추진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위해 시에 전화로 브리핑룸의 사용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시는 다음날인 20일 경실련에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
시는 아예 이날 시청 본관 3층에 마련된 브리핑룸을 폐지하고 직원들의 휴식공간으로만 활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브리핑룸 사무실 입구에 부착해 있던 ‘브리핑룸’ 안내판을 떼어냈다.
브리핑룸은 시가 민선 5기 때 시정 주요 현안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당초 직원들의 휴식공간으로 사용하던 ‘나눔뜨락’에 브리핑룸을 마련해 함께 운영해 왔으며, 민선6기 들어서는 브리핑 공간과 함께 시의 업무회의 장소로도 이용해 왔다.
또 각종 선거 때는 출마자들의 출마소견 발표 장소로, 주요 사안 발생 때는 민간 단체 및 노조 등의 입장 발표 장소로 활용되는 등 주민 소통장소로 이용돼 왔다.
브리핑룸 폐지 소식이 알려지자 청내 일부 공무원들은 “시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다고 해서 지금까지 시민들의 소통공간으로 활용돼온 브리핑룸을 아예 폐지한다는 것이 납득이 안 간다”고 의아해 했다.
김경석 속초경실련 사무국장은 “브리핑룸은 시정홍보는 물론 시정과 관련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문제점을 제기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돼야 하는데 시정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속초시는 “브리핑룸은 당초 직원들의 휴식을 위해 마련된 공간인 만큼, 애초 조성 취지대로 직원 휴게실로 사용하기로 했다”며 “시정 비판을 이유로 브리핑룸을 폐지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시는 이어 “동서고속철사업이 본격화 될 경우 브리핑룸 공간을 동서고속철 추진 TF팀 사무실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