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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산불예방, 탄소중립의 시작입니다
등록날짜 [ 2024년04월08일 13시33분 ]


 

2019년 5월17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기후 변화’란 단어를 ‘기후 위기’로, ‘지구 온난화’란 단어를 ‘지구 가열’로 바꿔 쓰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지구 온난화가 가져올 재앙의 심각성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는데,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필자는 과감히 말할 수 있다. ‘탄소중립은 생존전략이다.’
 지금 전 세계는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와 우리의 산야가 심한 몸살로 신음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100ha 이상의 숲을 태우는 대형산불이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봄에 발생한다. 2019년 4월 일명 양간지풍(襄杆之風)의 영향으로 고성·속초 산불은 1,757ha의 산림과 주택 401채를 태웠고, 2020년 4월 경북 안동에서는 1,944ha를 태웠으며, 2022년 3월 울진에서는 2만여ha의 숲과 360여 채에 달하는 주택 및 시설을 태우고 원전까지 위협하는 대형 산불이 발생해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눈에 보이는 피해뿐만 아니라 산속에 은거하며 살아가던 수많은 야생동물이 삶의 터전을 잃어야 했고, 땅속과 낙엽층에서 살아가는 미생물계도 대부분 사라졌으며, 목재 연소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뿜어냈다. 광합성에 의해 이산화탄소를 고정하여 바이오매스를 만들어 내야 하는 산림이, 오히려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되는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산불이 발생한 지역이 제 모습을 찾기 위해서는 숲의 골격을 갖추는 데 30년 이상이 걸리고, 야생동물과 미생물 등 먹이사슬의 체계가 확립되고 토양 등 생태계 전체를 회복하는 데는 100년 이상의 긴 세월이 필요하다. 이마저도 외관상 예전과 비슷하게 돌아가는 것일 뿐, 원래의 자연으로 복구되는 시간은 더 필요할지 모른다.
 산불을 막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산불은 이미 전 지구적인 문제가 되었다. 거의 매년 발생하는 미국 동부연안의 산불과 대형산불로 악명이 높은 호주의 산불, 러시아의 시베리아 산불 등은 이제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이에 따라 UN같은 국제기구나 국제 환경단체들도 ‘생태적인 산림관리, 국가적 관심, 인근 주민들의 지원 등’ 산불 관련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들 자신에게 있다. 산불 발생 원인으로는 입산자의 실화와 같은 사소한 부주의(63%)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한순간의 부주의와 실수로 애써 가꾼 산림이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는 것이다.
 산불은 단 한 번의 용서도 없다. 그래서 산불 예방에는 너와 내가 따로 없다. 모두가 산불감시원이 되어야 한다. 독일의 심리학자 ‘링겔만’이 줄다리기 실험을 통해 정립한 ‘링겔만 효과’처럼, 집단에 소속된 사람의 수가 늘어날수록 개인이 내는 성과는 줄어드는 현상, 즉 “나 하나쯤이야,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들이 지금의 엄청난 산불 피해를 불러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불행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대두시키는 지구 온난화는 더 많은 산불을 일으키고, 산불은 다시 지구 온난화를 촉진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결과적으로 산불이 가져다준 지구의 미래는 절대 밝지 않다. 지금 초래되고 있는 비극은 막아야 한다.
 중국의 역사서에 ‘굴뚝(突)을 꼬불꼬불하게 구부리고, 아궁이 근처의 땔감(薪)을 다른 곳으로 옮긴다’라는 뜻을 가진 ‘곡돌사신(曲突徙薪)’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어느 마을을 지나가던 나그네가 굴뚝이 너무 곧고 옆에 장작더미가 쌓여 있어 주인에게 굴뚝을 고치고 장작을 옮겨놓으라고 조언했지만 귀담아듣지 않아 큰 불이 났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말로 “재해는 미연에 방지해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산불이 꽃소식보다 먼저 봄을 알리는 불상사는 결코 없어야 한다. 숲은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바로 지금이 산불로부터 소중한 숲을 지키기 위한 시민 모두의 참여와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병선
속초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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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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