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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속초의료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은 왜 문을 닫았나
등록날짜 [ 2024년04월15일 13시30분 ]


“어쩌죠? 어젯밤에 의료원 응급실에 다녀왔는데 아침에 또 나빠져서…. 어떻게 하면 좋죠?” 
어느 주말 이른 아침, 폐암을 앓고 계시는 친정아버지를 간병하는 지인의 다급한 전화 목소리였다. 속초의료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서 퇴원하신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그곳으로 다시 입원시키고 싶었지만 자리가 없다고 하더란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비용부담이 큰 민간병원으로 입원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얼마 뒤 속초의료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이 폐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필자는 간호사로서 전국의 모든 병원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이 확대되기를 바라고 있던 터라 실망감이 컸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환자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보호자가 상주하거나 개인 간병인이 필요 없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가 한 팀을 이뤄 기본간호, 식사보조, 기저귀 교체나 운동보조 등 간병을 포함한 입원서비스를 제공받는 제도다. 간병비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므로 기존 입원료에 하루 1만원 정도만 추가 부담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2015년에 국내에 처음 도입되어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시작하여 최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2023년에는 속초의료원에도 도입되었다. 
속초의료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도 이용했고 민간병원에서 간병인을 고용하기도 했던 지인은 말한다. 의료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무엇보다 간호사 1인당 환자수가 적어 간호사, 조무사, 요양보호사가 수시로 드나들며 챙겨주니 믿음이 가고 신뢰가 가더란다. 산정특례까지 적용받으니 간병비가 거의 나오지 않았는데 민간병원에선 공동간병인실을 이용해도 하루 6만원, 코로나 때문에 1인실을 사용하느라 하루 12만원 하는 개인 간병인 비용으로 무척 부담되었다고 했다. 친정아버지를 간병하는 동안 도움이 컸던 의료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이 없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몹시 안타까워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폐쇄한 속초의료원의 사정은 이러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국을 휩쓸던 2020년, 민간병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철벽방어할 때 속초의료원은 코로나19 전담병원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영북지역의 코로나 환자들을 도맡아 치료해 왔다. 이후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해제되었지만 40% 아래까지 떨어진 병상가동율이 좀체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영이 어려워졌다고 한다. 현재 직원들 급여가 차등 지급되며 임금체불이 되고 있다고 하는 데 고심 끝에 최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폐쇄하고 일반 급성기 병동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속초의료원은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온 공공병원이다. 이렇게 궁지에 몰린 공공병원을 그대로 두는 것이 과연 옳은가! 지역 공공병원에 왔어야 할 정부의 지원은 어디로 갔는지 따져볼 수밖에 없다. 최근 정부는 의료대란 속에서 상급종합병원의 손실금을 건강보험 재정으로 매달 1882억원씩 두 달째 지원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경증환자를 돌려보내는 삼성서울병원, 인하대병원, 울산대병원에 3600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도 한다. 상급종합병원에서 경증 환자를 돌려보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도 말이다.
한편, 코로나 시기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5%에 불과한 공공병원들이 코로나 환자 80~90%를 담당했지만, 2024년도 공공병원 회복기 지원금을 전년도에 비해 98.7% 삭감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한 울산의료원, 광주의료원 모두 예비타당성을 통과하지 못해 건립되지 못했다. 지역공공병원을 살리기보다는 민간 대형병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정부를 보며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정책도 신뢰할 수 없는 이유다. 경제성을 들먹이며 공공병원 회복과 확충을 가로막아왔던 정부가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로 의료대란이 일어나자 공공병원을 순회하며 부탁과 격려를 남발하는 후안무치의 모습에 고개 돌릴 수밖에 없다.
지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온전히 보장하는 공공의료를 지키는 일이 시급하다. 공공의료원 노동자들은 공무원이다. 공무원에게 흑자 적자 경영 논리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온당치 못하다. 지역 공공병원 의료노동자들의 임금 체불은 당연히 정부가 책임져주어야 한다. 코로나 시기 때만 코로나 영웅 운운할 일이 아니다. 지역민들 스스로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부도 손 놓고 있는 공공병원 살리기에 함께 나서야 할 때이다.
병든 아버님을 간병하는 지인이 간절히 묻는다. “의료원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다시 열리게 하려면 우리가 뭘 해야 할까요?”

 

최정화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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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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