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기행-불교 유산을 찾아서’ 표지.
고전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행문을 집필해 온 강원한문고전연구소 권혁진 소장이 이번에는 불교를 주제로 한 신작을 펴냈다. ‘불교 유산을 찾아서’라는 부제를 단 책 ‘사찰기행’은 18개 시군의 80여 개의 사찰 및 불교 유적을 다룬다. 명찰로 손꼽히는 월정사부터 과거의 위용이 전설로만 구전되는 폐사지까지 다양하다. 이제는 잊혀지고 문헌으로만 남은 절의 터를 찾아내거나 위치를 추정했다. 책에서 다룬 장소는 저자가 직접 다녀오고 사진을 찍었다.
설악권의 사찰 및 불교유적으로는 양양의 명주사·영혈사·오색석사·선림원지·낙산사·홍련암, 속초 신흥사·내원암·계조암·금강굴·보문암터, 고성 건봉사와 화암사를 다뤘다. 인제는 백담사·심원사지·영시암·오세암·원명암터·봉정암·한계사지·대승암터·상승암터·운흥사지를 실었다.
책에서 종종 인용된 김시습은 조선 초기의 문인이자 생육신이다. 일생을 방랑하며 보낸 김시습인 만큼 그와 관련된 유적들도 많다. 그중 양양 명주사는 1009년에 창건된 곳으로 청련암과 운문암이 세워져 있다. 이중 운문암은 원래 다른 이름이었는데, 나중에 김시습이 새롭게 지어준 이름이라고한다.
운무암이 있는 양양 검달동은 겹겹이 쌓인 가파른 산에 둘러싸인 곳으로 “산봉우리에서 흰 구름 나오는 곳”이라고도 한다. 김시습이 왜 운무암이라고 이름지었는지 추측할 수 있다.
저자는 김시습의 매월당집에 수록된 월정사에 대한 내용을 인용하며 “주망이 극락세계에 있다는 칠보수림을 감싸는 듯하니 월정사는 극락세계다”고 말한다.
사찰기행은 오대산불교의 정맥인 퇴우 정념 스님의 감수를 거쳤다.
권혁진 박사는 각 지역을 발로 뛰며 고전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저작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김홍도, 조선의 산수를 그리다>, <문학기행, 강원의 문인을 찾아서>, <조선의 핫플레이스, 강원의 명소>, <관동 800리 인문기행>, <김시습 호탕하게 유람하다>, <정약용, 길을 떠나다>, <설악인문기행 1·2> 등을 펴냈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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