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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은 외로운 싸움…예비창업 청년들에게 도움되고 싶었죠”
‘속초에 정착하고픈 청년 CEO 모임’ 이시현 ㈜러브마린 대표 / 20여명 참여…창업 아이템 고민하고 서로 정보 공유하며 상생
등록날짜 [ 2024년05월27일 14시50분 ]


이시현 ㈜러브마린 대표. 

 

우리 동네 소식을 볼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 한 모임이 눈에 들어왔다. ‘속초에 정착하고픈 청년 CEO 모임’라는 타이틀의 부제는 ‘청년이 살아야 로컬이 산다’였다. 모임장인 이시현(43) ㈜러브마린 대표는 약 3개월 전 모임방을 열자마자 순식간에 10여명이 가입하는 걸 보며 화들짝 놀랐다. 속초에 청년 창업자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모임에 들어온 청년 창업자 80%가 외지에서 유입된 청년들이에요. 저도 혼자 사업하면서 창업은 정말 외로운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같이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만들게 됐습니다.”
이 대표는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요즘, 로컬 콘텐츠를 발굴해 꿈을 펼치고픈 청년들이 뭉쳐야 지역도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속초에서 로컬크리에이터로 우뚝 서기까지 배운 것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이시현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온라인 플랫폼에 소개된 ‘속초에 정착하고픈 청년 CEO 모임’. 

 

“외지에서 온 청년들 막막함 토로”
이시현 대표는 10년째 온라인 유통업체인 ㈜러브마린을 이끌고 있다. ‘해담’이라는 제조회사 대표이기도 하다. 홍게라면 밀키트, 홍게간장게장, 홍게도시락 등 속초의 특산물인 홍게를 활용해 밀키트를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키토산이 풍부한 홍게 껍질 해양 부산물을 활용해 업사이클링하는 식품도 개발 중이다. 
“10년 전 아무 정보 없이 혼자 할 때는 잘되기도 하고 실패도 하고 우여곡절이 너무 많았었어요. 코로나19가 유행하고 매출이 완전히 바닥을 쳐 접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시점에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도움을 받아 온라인마케터 양성 사업을 통해 쇼핑몰 다듬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거기서 배워보니 완전히 다른 세계였죠.”
이 대표는 청년 창업에 대해 1년 정도 공부하면서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사업을 확장하며 이전보다 수월하게 자리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매출도 100배 이상 뛰었다. 지금도 타 업체의 도움 없이 상세페이지 편집 툴, 상품 소개 멘트 작성 등 배운 교육 내용을 활용해 이 대표 혼자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이 대표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선정한 로컬 크리에이터에 선정, 국민일보 주관 창업 우수 기업 공모전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았다.
“저도 외부에서 배워서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처럼 속초에 있는 청년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정보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다른 지역에는 서로 창업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많고 활성화되어 있는데 속초에는 하나도 없어서 아쉬웠죠. 여기 계신 청년 창업가들을 만나보니 몰라서 못 하고 있는 경우가 훨씬 많았어요.”
이 대표는 모임을 만든 후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특히 외지에서 온 청년들이 막막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속초·고성·양양이 품은 동해안이 좋아서 왔는데 자리 잡으려고 하니 예상보다 최소한의 정보나 도움마저도 구하기 어려워 오롯이 홀로서기를 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각자 주어진 사업장에서 외로이 자신의 길을 개척하던 청년창업가들이 CEO모임을 반겼던 이유다. 스무 명이 조금 넘는 구성원들은 요식업·미용 등 업종도 다양하다. 절반 정도는 예비창업자라고 한다. 
“주로 어떤 아이템을 가지고 자리를 잡아야 장기적으로 오래 갈 수 있을지 가장 많이 물어봐요. 왜냐면 일반적인 아이템을 가지고는 대기업이나 이미 자리 잡은 업체들과 경쟁하기가 힘든 거죠. 그래서 우리 청년들이 가지고 갈 수 있는 아이템이 뭘까, 함께 고민하고 정부 지원 사업을 같이 찾아보면서 정보를 공유해요.” 

 


이시현 대표와 CEO모임에서 만난 사업가들이 ‘제이브레드’에 모여 홍게 껍질 소스를 첨가한 신메뉴 홍게 치아바타를 시식하며 의견을 공유했다. 

 

“속초는 로컬브랜드 창출 가능성 무궁무진”
이 대표는 올해 2024 강한소상공인 성장지원 사업에 도전해 본선에 진출했다. 이렇게 앞서 경험하며 얻은 노하우를 비롯해 사업 계획서 쓰는 방법에 대해 직접 알려주기도 한다. 
“요식업을 주로 하는 분들끼리는 서로의 메뉴를 공유하고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는 것도 서로 돕고 있어요. 제가 홍게 껍질로 식품 업싸이클링을 하고 있잖아요. 홍게 껍질 소스를 빵 만드는 분들에게 드리면 그분들은 소스를 활용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거죠. 서로 거래처가 생겨서 좋고, 신제품도 개발해서 좋고, 윈윈(win-win)할 수 있게 됐어요.”
인터뷰 다음날 CEO모임에서 만난 사업가들이 조양동에 위치한 ‘제이브레드’에 모여 이 대표가 제공한 홍게껍질 소스를 첨가한 홍게 치아바타를 함께 시식했다. 평소에 시그니처 메뉴 개발을 고민하던 베이커리, 샌드위치 사장님들도 단순히 아이디어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나 개발 단계에서 더 좋은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 좋다며 웃어보였다.
이시현 대표는 외부에서 속초로 유입하는 청년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기존 로컬 기업과 지자체의 관심이 이전보다 더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예비창업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체감하는 것은 속초가 로컬 브랜드를 꾸준히 창출하기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사회와 속초에 새로이 뿌리를 내리는 청년들이 긴밀히 연결돼 상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예비 청년 창업가들과 이야기 나눠보면 대부분 속초를 굉장히 오고 싶어 해요. 산과 바다, 호수가 다 있는 지역이 속초밖에 없고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는 지역이라고 보는 거죠. 다른 지역에 비해 속초가 가진 지역 브랜드를 활용해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들 말해요. 다만 청년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필요한 조건이 무엇일지 지역 사회의 기성세대와 지자체의 관심이 잘 어우러졌으면 좋겠습니다.”

정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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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환 (gukyo10128@gmail.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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