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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문화도시 고성을 위하여<5> 고성의 평화유산③ 생태평화
화진포에 생태평화정원 거점 조성…고성군 전역으로 확산
등록날짜 [ 2024년07월02일 13시02분 ]

고성군의 군수(郡獸)는 산양이다. 산양은 고진동, 오소동계곡과 신선봉, 마산봉, 향로봉 산악에 서식하는 국제적 명품 야생동물이다. 산양은 멸종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생태환경 보호의 바로미터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남북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남북 화해협력을 이끌어 자유와 평화통일을 가져오는 상징적 동물이라는 특징이 있다. 산양만으로도 생태와 평화가 연결되는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고성군은 동해안에서 해안선이 가장 긴 지역이다. 단조로운 해안선 곳곳에 사빈과 사취, 석호가 발달해 고유의 해안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넓게 발달한 사빈은 송지호, 화진포 등 석호와 연결되었고, 거진, 대진, 아야진 등지에는 소규모의 만입이 발달하여 주요어항 및 어촌이 형성되었다. 고성군의 지형과 생활권 자체가 생태환경과 직결되고 있는 셈이다. 석호는 백두산 천지나 백록담 등 화산 호수를 제외하고 국내에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자연호수이다. 동해안 석호는 담수생물과 해양생물의 공존이라는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북측 지역인 감호 석호의 경우 비무장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자연 석호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성군 석호를 중심으로 생태자원의 조사와 보존 전략은 물론 역사문화적 가치에서 현재적 가치를 발굴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해안지역 외에 산림지역으로 가면 고성군의 생물자원 특징이 더욱 도드라진다. 고성군은 백두대간, DMZ 등 훼손되지 않은 자연자원과 다양하고 독특한 생물자원을 우리나라에서 많이 보유하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고성군의 서부는 비로봉, 월출봉, 차일봉, 향로봉 등이 백두대간의 줄기로 자리잡으며 울창한 산림생태계를 자랑한다. 향로봉은 천연기념물 제247호로 1973년 지정되었다. 칠정봉에서 향로봉-건봉산을 지나 비무장지대까지 이르러 우리나라 중부 온대림의 특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특히 칠성장어, 산천어, 금강모치, 버들치, 가는돌고기 등 보호가 필요한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수달, 사향노루, 산양, 곰, 하늘다람쥐 같은 보호종들도 다수 있다.


순비기나무. 김담 작가는 제주도 순비기나무의 북방한계선이 화진포로 군락지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자연과 마을자원 결합한 생태스토리를
고성군의 생태자원은 생활권 마을과 연결될 때 더욱 풍부한 울림을 가질 수 있다. 장신리유원지는 전통테마마을로 지정된 곳이다. 겨울에는 고성8경 중 하나인 마산봉 설경이 감상 가능하고 사계절 관광 및 농촌체험이 가능한 마을이다. 소똥령마을에 인접해 소똥령 농촌체험, 소똥령 트레킹 코스, 유아숲 체험원이 있다. 자연자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생태체험을 개발하고 마을관광과 연결될 수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고성군의 생태환경을 기존 마을자원과 연결하는 생태 스토리가 부족한 점이다. 
왕곡마을은 송지호 뒤쪽에 위치한 마을로 19세기 전후로 세워진 북방식 전통한옥 21동이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밀집돼 있는 곳이다.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5개의 봉우리 덕분에 6.25 전쟁 중에 한 번도 폭력을 받지 않아 예전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중요민속자료 제235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으며 영화 <동주>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마을 민박은 화재위험 때문에 조리가 불가능하고 TV 등 전자제품이 없다는 점도 생태평화 관광지의 가능성 측면에서 주목할 수 있다. 
현재 라벤더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하늬라벤더팜은 2006년부터 3만3000여㎡에 라벤더를 심어 조성하였다. 겨울에 눈이 내리며 다소 따뜻한 고성은 라벤더가 자라기에 가장 좋은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고성 관광의 핫플레이스로 등장하면서 라벤더 전시장, 허브 생활용품, 식물원, 체험학습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기는 하지만 꽃을 이용한 평화관광 활용방안 모색이 가능하다. 
풍부한 자연환경과 생활권 마을의 가치는 고성군을 생태평화지대로 만들 수 있는 조건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략적, 단계적 발전방안을 모색한 것이 아니라 개별화되고 파편화되었다는 점이 문제이다. 

 


화진포는 자연생태와 역사문화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고성의 생태평화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전략적 관광지이다. 화진포를 둘러싼 일방적 개발보다 국가생태평화정원 같은 미래가치 중심의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순천의 국가정원 전략에서 배울 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한 관광지점은 순천만국가정원·순천만습지로 778만명이 방문했다. 오랜 기간 1위를 유지하던 에버랜드를 제치고 비수도권인 전남 순천에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이례적인 결과라고 말한다. 순천시는 대한민국 생태수도이자 국가정원 제1호를 품고 있는 도시로, 도시 전체를 하나의 정원처럼 꾸며놓았다. 순천만습지는 세계5대 연안습지에 선정되었고 순천만국가정원, 순천시 생태관광체험학습센터 등을 활용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다양한 계층을 위한 체험프로그램과 교육관광 연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순천시는 국가정원박람회를 통해 국가정원 내에 마이스(MICE)시설로 최대 2,5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야외 공연장과 실내 회의시설, 야외 행사시설을 조성했다. 또한 한방체험센터는 한방중심의 힐링 치유체험센터로 다양한 한방체험과 함께 전통놀이도 즐길 수 있다. 치유프로그램으로는 한방 진료, 건강강좌, 사상체질검사 등이 무료로 진행되고 있으며, 체험프로그램으로 한방 족욕, 한방 향낭만들기, 한방 첩약만들기 등이 있다. 이밖에 순천만 갈대밭을 경유하는 순천만 생태체험선, 일몰명소로 사랑받고 있는 용산전망대가 있다. 국가정원을 중심으로 야간관광과 도심관광을 연결하는 ‘순천 나이트 가든 투어’, 원도심의 밤을 즐길 수 있는 ‘문화유산 야행’도 연계프로그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고성군의 해안과 산림지역 생태자원과 마을별 특성화된 문화자원이 접경지 장소가치를 반영한 생태평화지대로 연결된다면 국내 유일의 생태평화지대가 될 수 있다. 거점으로는 화진포가 적절하다. 화진포는 국내 최대의 석호이자 네 개의 인공습지가 조성되어 있다. 남북 정상이었던 김일성과 이승만의 별장이 공존하는 곳이자 일제강점기 당시 원산의 선교사들이 이주하면서 원주민이 고향을 떠나야 했던 식민지 설움이 남아있는 역사문화 공간이다. 생태자원도 풍부하다. 고성군에 거주하는 김담 작가는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순비기나무의 북방한계선이 화진포라고 한다. 또한, 한국 특산종으로 멸종위기식물인 각시수련의 경우 문헌을 보면 고성과 황해도 장산곶에서 자생한다고 되어 있다. 각시수련으로 남과 북이 교류를 할 수 있는 근거와 가치가 있는 것이다.
화진포의 역사문화와 생태자원을 연결하는 생태평화 전략은 고성군 특유의 육·해·호(석호) 생태자원의 관광상품화인 ‘화진포 생태평화정원’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고성군 전역의 녹지공간을 계획적으로 조성하고 문화자원을 연결하여 생태평화 정원도시로 조성하는 것이다. 주민주도형 정원문화의 바탕 위에 생태와 평화의 가치를 연결한다면 새로운 관광 수요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김인섭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참고자료>
『고성과 나』, 김광섭 외, 고성문화재단, 2022
「고성군 DMZ생태평화콘텐츠 개발 연구용역 보고서」,
 고성군,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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