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의 늑장 노후 교량 관리대책과 안전불감증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은 지 30년이 지난 노후 교량인 설악동 도문교에 최근 각종 대형 공사차량이 몰리면서 교량 균열 및 파손 등이 충분히 예견됐지만, 제대로 된 단속과 행정지도가 이뤄지지 않아 교량 상판에 구멍이 생기면서 차량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여기에 시와 경찰이 이 같은 사실을 주민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고 설악동 야영장에서 설악산 진입도로로 연결되는 도문교의 차량운행을 전면 통제해 화채마을 주민들과 단풍관광객, 시내버스 운송회사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시는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도문교의 정밀안전진단 결과 안전성평가 C등급, 상태평가 D등급, 종합평가 D등급(미흡)으로 통행제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12일부터 총중량 15톤 이상 차량의 통행을 제한했다고 했다.
하지만 18일 오전 속초시 발표와는 달리 15톤 이상의 대형공사차량들이 아무런 제지 없이 교량 상판이 구멍 난 도문교를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25톤 덤프트럭들도 적재함에 흙을 가득 싣고 이 교량을 이용했다. 대형공사차량이 지날 때마다 다리가 심하게 흔들려 불안했다.
도문교는 야영장에서 설악산 진입도로 방면의 교량 상판 일부분에 직경 20~30m 가량의 구명이 생겼다. 구멍 사이로는 철근이 드러나 있고 다리 아래로 하천이 훤히 내려다 보였다. 싱크홀(구멍) 주위에 차량통제시설이 설치돼 있을 뿐 대형공사차량의 통행을 통제하는 안내 현수막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도문교 상판에는 파인 도로를 아스콘으로 메운 땜질식 보수 흔적들이 여기저기서 발견돼, 도문교의 심각한 상황을 알 수 있었다.
도문교는 1985년 길이 105m, 폭 10m로 세워졌다. 설계하중 및 통과하중은 18톤이다. 시와 경찰은 취재가 끝난 이날 오후 6시부터 도문교의 차량운행을 전면 통제하고 현수막도 내걸었다.
주민들은 몇 년 전부터 양양골재운반차량, 레미콘차량 등 대형공사차량의 도문교 이용이 크게 늘어난데다 최근 인근 호텔신축공사현장의 토사운반차량도 이용하면서 교량 균열 및 파손 등의 안전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들은 C지구 주차장 인근의 설악교도 현재 많은 대형공사차량이 다니고 있다며, ‘제2의 도문교 사태’를 막기 위해 대형공사차량의 통행제한 등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설악교는 1978년 길이 105m, 폭 10m로 세워졌다.
한 주민은 “지난해 정밀검사에서 교량안전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왔으면 즉시 15톤 이상의 대형공사차량의 통행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했는데 다리에 구멍이 나서야 부랴부랴 안전대책 마련에 나선 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시는 이달 중으로 실시설계용역을 발주해 용역결과에 따라 도문교 보수보강 및 개축에 나설 계획이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지난 18일 오전 대형공사차량이 교량 상판이 구멍 난 도문교를 지나가고 있다.
취재가 시작되자 속초시와 경찰이 18일 오후 6시 사전 안내 예고없이 도문교의 차량운행을 전면 통제해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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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안내 없이 도문교 차량 통제해 혼란
시내버스 한때 화채마을 경유 안 해
주민들 “공사차량 마을도로 이용 불안”
속초경찰서는 사전 안내 없이 지난 18일 오후 6시부터 도문교의 차량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경찰은 속초시의 협조요청에 따라 도문교의 차량 운행을 전면 통제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18일 오후 시가 도문교의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알려와 통제하게 됐다”며 “오후 늦게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해 주민들에게 충분한 안내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사전 안내 없이 도문교의 차량운행이 전면 통제되자 화채마을 주민들과 설악동 경유 시내버스 운송회사들은 뒤늦게 이를 확인하느라 혼란을 빚었다.
전면통제 당일 오후,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시내버스를 탔던 일부 승객들은 배차시간에 쫓겨 하차를 재촉하는 버스기사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시내버스는 평상시 도문교와 화채마을을 경유해 설악동과 시내로 이동했지만, 전면 통제 이후에는 설악교에서 화채마을을 지나 설악동 야영장에서 회차, 다시 화채마을을 경유해 설악동과 시내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시내버스 회사들은 단풍철 차량정체와 운영손실 등을 이유로 19일 오후 한 때 화채마을로 진입하지 않고 바로 설악교에서 설악동과 시내 방면으로 빠져 나가 화채마을 주민들이 시내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시내버스의 화채마을 경유는 시의 중재로 20일부터 정상화 됐다. 화채마을 주민들은 긴급대책대회를 갖고 조만간 시에 강력 항의하기로 했다.
신상구 화채마을 통장은 “시가 사전 예고 없이 도문교의 차량통행을 전면 통제한 것은 화채마을 주민들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이라며 “시내버스도 문제지만, 지금까지 도문교로 다니던 대형공사차량 등이 모두 화채마을 도로로 다니고 있어 흙먼지에다 교통사고 발생 우려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했다.
시는 대형공사차량은 앞으로 물치교로 우회시킬 방침이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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