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8일과 29일 양일간 경기도 시흥과 강원도 춘천에서는 주목할만한 문화이벤트가 펼쳐졌다. 10월 28~29일까지 경기도 시흥 갯골생태공원에서 펼쳐진 ‘2016전국지방정부 문화두레제전’, 2016강원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기획사업 ‘뻔하지 않은 토요일, 뻔(Fun)’이 10월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에서 개최됐다. 두 사업의 성격은 다르지만, 지역의 문화자치를 위해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사업이었다.
지역 상생과 비전 제시 ‘문화두레’
문화두레는 우리나라 미풍양속인 두레정신을 이어받아 각 자치단체가 보유한 문화 자원을 상호 교류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사업이다. 올해 처음 시행한 문화두레는 문화콘텐츠의 확장을 꾀하고, 지역주민에게는 다양한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문화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된다. 그동안 서울 중심의 중앙집중형 문화사업을 지방분권의 정신으로 극복하자는 취지이다.
이 같은 정신에 동조하는 전국 18개 지방자치단체가 지난 4월 20일 경기도 시흥시 ABC 행복학습타운에서 문화두레 협약식을 가졌다. 이날 협약식에 참여한 자치단체는 속초시를 비롯해 경기도 시흥·안산·광명·부천·안양·화성·오산시·양평군, 서울 도봉구·양천구, 인천 남구, 광주 서구, 충북 충주시·제천시, 충남 아산시, 전북 완주군, 경북 영주시 등이다.
문화두레 협약에 이어 그 정신을 실현하고 각 지역의 문화를 만날 수 있도록 만든 행사가 2016전국지방정부 ‘문화두레제전’이다. 문화두레제전의 슬로건은 ‘문화를 더하자’이다. 지역의 특색있는 문화를 더하면 더욱 즐겁고 재미가 있다는 의미이다.
전체 프로그램은 전국 18개 문화두레 회원단체들이 모여 각기 다른 지역의 색깔을 선보이고 하나로 어우러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 18개 시·군 문화원과 예총이 각각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포럼을 진행하는 학술행사와 공연, 전시, 체험, 음식 등 총 25개의 무대가 이틀간 펼쳐졌다. 속초시는 속초북청사자놀음이 첫날 공연으로 참여했다. 문화홍보관에서는 속초 공연예술과 축제를 홍보했고, 속초북청사자저금통을 무료로 체험하도록 했다. 이밖에 청년 연극인이 문화두레 시흥 청년캠프에 참여했고, ‘아름다운 우리말 자랑대회’에 속초문화원 ‘돈돌날이’팀 이 참가하여 금상을 수상했다.
문화두레는 지방정부의 문화분권, 나아가 문화자치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속초의 경우 공연예술인이 다른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취약한 문화장르는 보다 쉽게 초청할 수 있다. 현재 공연예술에 한정되어 있지만, 예술인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 같은 공간을 참여 자치단체에서 서로 만든다면 문학과 미술, 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다. 속초처럼 예술활동 인구가 적은 지자체의 문화자치를 위한 제도적 장치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내년에는 제천에서 문화두레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지역 예술인의 적극적 참여로 문화두레가 잘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역에 필요한 문화예술교육축제
2016강원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기획사업 ‘뻔하지 않은 토요일, 뻔(Fun)’은 문화예술교육이 한자리에 모이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상상하게 만든 행사였다. 강원도 17개 지역에서 29개의 프로그램이 꿈다락토요문화학교라는 이름으로 주말마다 진행되고 있다. 속초는 속초민예총이 ‘상상탐험대의 예술여행’을 운영한다. 이날 행사에는 3월부터 참가해 온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활동결과를 8개 단체의 공연, 9개 단체의 전시로 발표하고, 14개의 체험과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넓은 잔디밭에서 펼쳐진 각종 체험과 공연은 아이들에게 문화놀이터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다른 지역의 프로그램도 체험하는 등 문화선물을 가득 안은 모습이었다. 우리 속초도 이런 축제가 있었다. 영랑호 잔디밭에서 펼쳐졌던 ‘화랑영랑축제’이다. 아동 청소년을 위한 축제의 중요성은 지역 문화예술발전의 바로미터라는 점 때문이다. 문화예술교육은 소통과 참여 정신을 바탕으로 창의성을 향상시켜 준다. 그래서 국가 단위의 프로젝트가 생성되고 장려하는 형편이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문화감상의 폭을 넓히고 문화예술 자생력의 근본이 완성된다. 문화생태계의 중심에 시민이 참여하는 문화예술교육이 있으며, 아동청소년은 그 중 첫번째이다. 이러한 교육의 장을 한눈에 확인하고 지역 활동가들이 교류할 수 있는 축제는 꼭 마련되어야 한다. 문화 백년을 위한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인섭 속초문화원 사무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문화두레 제전 사투리경연대회에서 참가해 금상을 받은 속초팀. 가운데는 사회를 맡은 개그맨 정종철.
2016 강원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기획사업 ‘뻔하지 않은 토요일, 뻔(Fun)’ 행사장 중 체험부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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