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영랑동 주민센터에서는 이병선 속초시장과 간부 공무원, 속초시의회 의원들과 지역 주민 2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시민소통 간담회를 열고, 속초시 주요 사업과 영랑동 현안에 대해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속초시가 추진 중인 영랑호 관광단지 조성 사업을 두고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속초시는 지난 11~14일 8개 동을 순회하며 시민소통 간담회를 진행했다. 마지막날 열린 영랑동 간담회에서도 영랑호가 영랑동 행정구역에 속해 있는 만큼 다양한 지역 현안 중에서도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같은 날 열린 ‘위기의 영랑호, 해법은 무엇인가?’ 시민 대토론회에서도 영랑호 개발과 보전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영랑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시민소통 간담회에서 속초시는 영랑호 관광단지 조성사업의 개요를 설명하며,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광단지를 조성하고, 교통과 편의시설을 개선해 시민들의 이용 편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6월 영랑호 유원지 도시계획이 실효되면 해당 부지의 76%가 사유지로 남아, 무분별한 난개발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민간투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개발 방향과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영래 영랑동번영회 회장은 “호텔 및 콘도 분양 계획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주민들의 우려가 크다”며 “지역사회와의 협의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민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병선 시장은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려면 지역사회가 하나로 정리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친환경적 개발에 대한 요구가 있는 만큼, 개발 과정에서도 이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14일 속초시립도서관 3층 시청각실에서는 영랑호 녹색공원을 염원하는 사람들 주최로 시민 대토론회가 열렸다.
같은 날 열린 시민 대토론회에서는 영랑호의 보전과 개발을 둘러싼 심층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전문가들은 영랑호의 생태적 가치를 강조하며, 환경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규송 국립강릉원주대 교수는 “영랑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석호로서 기후 변화 대응과 생태계 보전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단순한 관광개발이 아닌, 환경 중심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염정현 국립강릉원주대 환경문제연구센터 소장은 “영랑호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도시계획 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수적이며, 도시생태환경지도를 활용해 친환경적 개발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항준 아주대 교수는 “속초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생태계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주민들이 도시계획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성미 속초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도 영랑호 관광단지 개발과 관련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관광단지가 조성되면 환경 훼손이 우려되고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최소한의 환경 훼손만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계획에는 최고급 빌라와 대형 콘도가 포함되어 있어, 시민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랑호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신세계센트럴시티가 참여해 2031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정채환 기자 gukyo101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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