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록 전직 교장
속초시가 지난해(202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선정되었다.
앞으로 2025년부터 2027년 3년 사이에 약 198억원을 투자하여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하게 됐다. 관계인들의 값진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6개 권역에서 13개 시·군이 선정되었다.
선정된 지자체는 광역시권에서는 대구 수성구·부산 수영구이고, 일반지역권에서는 경기도권 안성시, 강원도권 속초시, 충청권 세종시·충주시·홍성군, 경상권 안동시·진주시·통영시, 전라권 순천시·전주시·진도군이다.
문화도시로 지정된 시·군의 주제를 살펴보면 전통문화, 예술분야, 공예, 애니메이션, 한옥마을, 비단공예, 고택체험, 강강수월래, 현대적 의미의 굿판 등이다.
속초의 주제는 ‘음식문화’에 대한 것이다. 여기서 잠깐 ‘문화도시’의 개념을 대강 음미해 보자. 문화도시란 지역의 생산물이나 문화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주민이 공감할 수 있는 공통의 문화를 만들어서 지역 특유의 유형, 무형의 문화를 창출하여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어떻게 타 지역과 다른 문화도시를 만들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냐의 문제는 그 지역주민의 많은 관심과 노력에 달려 있다.
문화도시가 발전해온 과정을 살펴보면 그 고장의 주민들이 삶을 영위하면서 사는 모습이 다른 지역 주민과 다른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특성은 생업(산업)과 관련해 자연스럽게 발전하여 왔다. 한편, 사회나 국가의 계획이나 변혁에 의한 즉, 인위적인 노력은 자연적인 특성과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문화체육관광부의 법정문화도시 조성은 인위적인 면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속초가 음식문화도시란 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 고장은 물론 전국 각지의 먹거리 자원과 그 제조과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농촌지역, 어촌지역, 산촌지역의 음식문화를 살펴보면 유사한 점도 있지만 다르고 특이한 면도 있다. 그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하다 보니 자연히 다른 문화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속초의 자연환경에 대해 알아보자. 속초는 주변에 농사지을 넓은 땅이 없어 농경문화가 발전하기에는 부족하다. 반면, 바다는 우리 고장 사람들의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바다에서 생산되는 해산물은 이 고장 사람들의 의·식·주 해결에 활용되었고 나아가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자원과 교환하여 사용했다. 그러나 과거에는 교통, 통신 발달이 미비하여 지역에서 벗어나기도 힘들었다. 지금은 반나절 생활권이 일반화되고 있다.
해산물은 속초지역의 음식문화 형성과 발전과정에 큰 영향을 주었다. 말하자면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을 이용한 음식문화가 자연스럽게 발달했다. 앞으로도 계속 영향을 줄 것이다.
잠깐 속초의 도시형성 과정을 살펴보면, 6.25전쟁과 관련이 있다. 속초는 전쟁 전만 해도 바닷가 작은 읍단위 마을이었다.
6.25 전쟁을 통해 자유를 찾아 남쪽으로 온 실향민과 이후 영·호남 등지의 전국에서 살길 찾아 많은 사람이 유입되어 순식간에 규모가 커졌다. 그 사람들은 자기 고향을 떠나 이 고장에 올 때 자기 고장의 음식문화를 가지고 와서 이 고장, 저 고장의 음식문화와 상생하고 경쟁하며 발전시켜 왔다.
속초는 음식문화라는 주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 지역의 음식문화에 대한 연구도 하고 원용도 하리라 본다.
다른 지역 견학도 하고, 간담회나 공청회 등도 열어 속초문화도시 조성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시민의 협조와 노력이 필요하다.
‘음식문화도시’를 성공적으로 실현한 이후 이 고장의 문화창달을 위해 제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전통문화도시’ 건설이다. 수산도시 바탕 위에 ‘음식문화도시’를 조성하고 그 위에 ‘전통문화도시’를 세우자는 것이다.
속초는 6.25전쟁 후 발전한 신흥도시다. 이제 속초시가 시로 승격한 지 환갑이 지났다. 속초는 신접살림을 시작한 젊은 부부의 삶과 같다.
전국 곳곳에서 ‘전통문화도시’ 건설에 대해 좋은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제부터 속초에 ‘향교’도 세우고, 전통학문과 예술 등을 생각하는 도시로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모두가 협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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