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를 찾은 전국의 젠탱글 교사와 작가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건 단순한 선이 아니라, 마음이 그린 풍경이네요.”
점과 선, 동그라미로 그려진 패턴들이 가득 채운 공간. 속초 솔담문화공간에서 열린 ‘젠탱글(Zentangle) 21주년 기념 전시회’의 관람객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의 말처럼 섬세하게 그려진 선과 색이 만들어낸 문양은 신비롭고 독특했으며, 그 안에 담긴 마음의 흐름을 읽으며 몰입하게 했다.
지난 4일 오픈해 오는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 처음 열리는 것으로, 한국젠탱글협회가 주최하고 글맛아트센터가 주관한다. 전시에는 공인 젠탱글 교사(CZT)와 젠탱글 아티스트 28명이 참여해 약 6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오프닝 행사에서 허우린 솔담문화공간 관장은 “젠탱글이라는 이름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오늘 전시를 통해 깊은 치유와 명상의 힘을 느꼈다”며 “이 공간이 시각과 청각, 미각까지 다양한 감각을 아우르며 지역민들에게 휴식과 예술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열린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양정순 글맛아트센터 대표는 “영랑호와 바다 등 속초의 풍경이 젠탱글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이곳에서 열 것을 제안했다”며 “서울, 울산, 포항 등지의 강사들이 자발적으로 속초에 모여 전시 준비를 도왔다. 서로 힘을 북돋우고 칭찬하며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젠탱글 정신과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속초 솔담문화공간을 찾은 관람객들이 젠탱글 전시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시민들을 위한 체험 부스도 운영됐다. 강사의 안내로 기본 패턴을 따라 그리는 체험이 진행됐고, 참가자들은 “선을 따라가다 보니 마음이 조용해지고, 잡생각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체험 후 젠탱글 동아리에 관심을 보인 관람객도 있었다.
양양에서 온 관람객은 “선인데 그게 그림이 되는 게 신기했다. 특히 아이가 좋아해서 물어보니 학교에서도 젠탱글을 자주 한다더라”고 말했다.
젠탱글이 입소문을 타면서 속초에서도 젠탱글을 활용한 교육 활동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젠탱글협회 속초지부는 아동과 어르신 대상 수업뿐만 아니라 장애인 특수학교인 속초청해학교 학생들과의 전시, 치매 예방프로그램 등으로 활동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설응도 한국젠탱글협회 회장은 “속초 전시는 지방 전시의 첫 사례로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젠탱글이 지역 기반 예술로 확산되도록 협회 차원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채환 기자 gukyo101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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