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설악권의 글로컬 브랜드 추진 현주소
②강원도의 글로컬 브랜드화 가능성 진단
③이탈리아 브라의 슬로푸드 브랜드 성공사례
④스위스 루가노의 관광차별화 전략
⑤독일 프라이부르크의 그린시티 파워 경쟁력
⑥설악권의 글로컬 브랜드 진단 및 전망
우리나라의 글로컬 브랜드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겨울이벤트에 발맞춰 주 무대인 평창을 비롯해 아리랑과 아트마인의 고장인 정선, 한류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 태백, 커피와 신사임당의 발자취가 서려 있는 강릉 등으로 대표되고 있다.
이 가운데 글로컬의 자생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곳으로 아리랑과 전통 5일장의 특색에 사양화된 탄광촌을 재활용해 새로운 브랜드로 일궈가고 있는 정선과 한류드라마를 바탕으로 특화한 관광테마를 접목시키고 있는 태백이 손꼽히고 있다.
평창과 강릉은 지속적으로 특화테마를 더 구비해야만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리랑과 전통 5일장 돋보여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정선아리랑은 인근지역의 5일장과 연계, 관광상품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정선군은 아리랑을 모태로 아라리제와 아리랑의 연대기를 한판으로 엮어 만든 다큐연희 창극 ‘판아리랑’을 선보이며 글로벌 브랜드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창극 ‘판아리랑’은 정선 5일장인 2일과 7일에 맞춰 정선아리랑센터에서 공연을 하고, 아리랑박물관은 교사와 학생들의 교육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정선 5일장은 전국적인 특화전통 5일장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산채와 더덕 등 슬로푸드 재료가 장날이면 정선 5일장을 가득 채운다. 인근의 도계와 철암 등지의 전통 5일장도 활성화되고 있다. 정선군은 이와 함께 폐철도를 활용한 레일바이크와 화암동굴, 삼탄아트마인, 민둥산 억새축제 등을 짜임새 있게 엮어내고 있다.
탄광촌을 문화·예술 중심지로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에 위치한 ‘삼탄아트마인’은 독일의 탄광촌을 박물관으로 재활용한 졸폐라인을 벤치마킹했으며, 관람객들의 반응은 대단하다. 과거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견인한 탄광과 그 중심에 있던 광부들의 산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삼탄아트마인은 1964년부터 38년간 운영해오다 2001년 10월 폐광된 삼척탄좌시설을 문화예술단지로 되살리고자 운영자와 지자체, 주민들이 힘을 모아 2013년 5월 24일 문을 열었다. 아트마인은 정부의 ‘폐광지역 복원사업’ 계획에 선정돼 체계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아트마인 이사장이 전 세계 150개국에서 수집한 12만점의 예술품을 보유한 이곳은 골동품의 예술적 가치만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역량 있는 작가들이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삼탄뮤지엄을 비롯해 마인갤러리, 현대미술관 등이 공존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은 레지던스 호텔과도 같은 스튜디오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그것이 관람객들에게는 관광코스가 되고 있다. 이곳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촬영하는 동안 배우 송중기가 머물렀던 방도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삼탄아트마인의 산증인 이상원 상무는 “삼탄아트마인은 과거의 기억과 흔적을 현재로 표현해 문화·예술적 가치를 소통하고자 하는 새로운 공간”이라며 “가장 어두운 역사를 새롭게 탈바꿈시켜낼 수 있었던 것은 작가와 지자체, 주민 등 3주체의 적극적인 공감과 참여”라고 말했다.
‘태양의 후예’로 한류바람 타
탄광의 그늘에서 벗어나 스포츠전지훈련장으로 각광받는 고원도시, 태백이 한류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라는 후광을 등에 업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태백시 통도산에 위치한 ‘태양의 후예’ 촬영지는 주말이면 3천여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육군본부에서 지원한 우르크부대 막사와 폭발로 인해 붕괴된 건물더미 만으로도 관광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작가가 전국을 대상으로 촬영지를 찾던 중 한보탄광 폐광지를 발견해 태백시에 협조를 요청하고 산림청의 지원을 이끌어내 촬영지가 됐다고 한다.
한류바람의 영향력을 실감한 태백시는 “지역홍보를 안 해도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말할 정도로 태백관광에 순풍이 불고 있다.
태백시는 드라마 촬영지가 순식간에 관광코스가 되자, 통리 일대를 도시재생사업지구로 선정하고 131억원을 투입해 슬로푸드 레스토랑, 태후공원 조성 등 후속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레일바이크 테마인 츄츄파크와 오로라파크 등을 더하고 태백산국립공원과 탄광역사촌, 매봉산 바람의 언덕, 용현동굴 등을 연계한 시티투어도 계획하고 있다.
동계올림픽 시설물 관광자원화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강원도의 가장 큰 고민이 바로 사후 경기장 활용문제다. 설상 11개 종목 가운데 8개 종목이 열리는 주 무대인 평창은 설상경기장의 마무리 공사에 이어 IOC인증과 내년 테스트 이벤트를 남겨 놓고 있다. 평창은 알펜시아를 비롯해 스키점프대 등 주요 시설물을 사전 관광상품으로 내놓으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분양이 지지부진했던 알펜시아는 중고교생들의 수학여행 숙박지로, 스키점프대와 설상종목 경기장, 스키 활강대 로프웨이 체험 등은 동계올림픽의 인프라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해발 700m에 위치한 평창은 산악지대라는 이점을 살려 힐링코스를 비롯한 특화체험도 구상하고 있다.
다만,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시설물을 글로컬 브랜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후 시설물 운영주체와 지자체, 주민 등 3자가 제대로 맞물려야 한다.
이와 함께 커피와 전통이 공존하는 강릉시도 최근에는 지폐 5만원권에 등장하는 신사임당과 5천원권 지폐 배경인 오죽헌의 사진찍기 명소화를 추진해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우리나라 슬로푸드의 대표 메뉴인 차를 활용한 한국문화 익히기를 글로컬의 중심으로 삼고 커피축제와 함께 공존의 관광테마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글로벌 전통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정선 5일장.
폐광지를 새로운 문화예술 관광테마로 엮어낸 삼탄아트마인.
태백시가 태양의 후예로 한류관광의 물꼬를 트고 있다.
평창군은 스키점프장 등 올림픽 시설물을 관광코스로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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